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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아파트’ 26톤 콘크리트 추락…150여명 작업 중 ‘아찔’

입력 | 2022-02-02 13:59:00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이 2일 오전 긴급브리핑을 열고 이날 오전 8시7분쯤 28층 서측 옹벽에 걸쳐 있는 대형 콘크리트 잔해물이 22층까지 낙하한 사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2022.2.2/뉴스1 © News1


광주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 사고 현장에서 무게 26톤 가량의 대형 콘크리트 잔해가 붕괴돼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현장에서는 150여명의 근로자와 수색구조대가 작업 중이었으나 사전 이상징후를 느끼고 긴급 대피하면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2일 범정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7분쯤 붕괴 아파트 201동 건물 28층 서측 옹벽(1호 라인)에 걸쳐있던 대형 콘크리트 상판이 추락했다.

상판은 ‘우르르 쾅쾅’ 굉음을 내며 붕괴해 28층부터 22층까지 무너졌고, 일부 잔해는 지상으로 떨어졌다.

콘크리트 큰 덩어리는 중수본이 지난 30일 건물 본체와 결박한 30가닥의 8mm 와이어에 걸려 건물 밖으로 떨어지지는 않았다.

중수본은 건물 본체와 콘크리트 결박으로 낙하물이 외부로 나가지 않고 내부로 떨어져 큰 사고를 막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떨어진 콘크리트 구조물은 3D스캔 등으로 추산한 결과 26톤 규모로 파악됐다.

사고 당시 201동에서는 현대산업개발 근로자 119명과 소방대원 38명이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28층 2호라인에서는 잔재물 제거 작업을 벌였고 대원 9명은 붕괴면에서 수색작업 중이었다. 건물 중심부에는 관리자 4~5명이 있었다.

사고는 순식간에 일어났으나 이상징후를 발견하고 대피하면서 인명피해는 없었다.

중수본은 이날 오전 8시1분쯤 이상 징후를 감지했다. 3분 뒤인 8시4분쯤 건물에서 ‘삐그덕’ 거리는 소리와 함께 콘크리트 사이에 있던 목조 골재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육안으로 이상을 감지한 대원들은 “건물이 이상하다”며 주의하라는 내용의 무전을 전달했고 곧바로 8시7분쯤 연달아 추락이 일어났다.

순식간에 발생한 대규모 콘크리트 잔해 추락이라 경보음을 울릴 틈도 없이 육성으로 낙하 소식을 알렸다. 다행히 이상징후를 느낀 직후부터 대피해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중수본은 “작업인원들은 사전 교육에 따라 건물 내에서 가장 안전한 것으로 파악된 중심부로 1차 대피했다”며 “이후 2차로 건물 밖으로 전원 탈출해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현장 근처 텐트에 있던 피해자 가족들도 굉음에 놀라 현장으로 뛰어나왔다.

구조 작업을 지켜보기 위해 현장에 상주하고 있던 안정호 피해자 가족 협의회 대표는 “엄청 많이 놀랐다”며 “동영상에서 봤던 건물 붕괴되는 소리와 모습이 비슷했다”고 전했다.

안 대표는 “지금도 멘붕(멘탈 붕괴) 상태다. 피해자 가족들도 모두 크게 놀랐다”며 “사고 후 추가 인명 피해를 걱정했는데 (그래도)소방대원이 즉시 와서 ‘예견된 상황이고, 예측했던 부분이 쏟아진 것’으로 인명피해는 없다고 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며 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누차 강조하지만 빠른 구조도 좋지만 구조에 속도를 내기 위한 욕심 때문에 안전사고가 발생할까 걱정이다”며 안전사고 없는 수색구조를 당부했다.

그는 “지치긴 하지만 더 많은 시일도 기다릴 수 있다. (안전 확인을)구조본부에서 더 확실히 하면 좋겠고 인근 상인과 거주민들도 놀랐을텐데 다시는 구조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붕괴 사고 원인은 아직 파악 중이다. 다만, 28층 2호실에서 소형 굴삭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잔해 제거 작업을 하고 있었고 이로 인해 1호실 외벽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중수본은 추정하고 있다.

중수본은 진단 결과 안전하다는 판단이 있을 때까지 수색·구조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 또 잔해물 낙하에 따른 2차 사고 대비를 위해 안전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고 외벽 상태를 24시간 감시하는 폐쇄회로(CC)TV를 서측에도 추가로 설치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위급사항 발생 시 긴급 대피 시스템을 강화해 상가 방향 도로를 폐쇄하고 서측 지상 출입을 통제하며 작업자 출입구를 기존 서측에서 동측으로 변경한다.

이일 소방청 119 대응국장은 “이번 사고를 통해 사고 수습 현장이 얼마나 위험한지 다시금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모든 실종자 구조까지 안전한 환경에서 구조 작업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201동 건물이 38층부터 23층까지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실종됐던 6명의 피해자 중 2명이 숨진 채 수습됐고, 1명은 27층에서 신체 일부가 발견됐으나 잔해물에 매몰돼 있어 구조되지 못하고 있다. 나머지 3명은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