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저수지에 2024년까지 조성… 갈대습지-생태탐방로 등 만들어 “황새박물관 필요” 전문가 제안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황새가 발견됐다는 동아일보 1970년 4월 1일자 지면(왼쪽)과 이 보도 뒤 불과 3일 만에 수컷 황새가 밀렵꾼이 쏜 총에 맞아 죽고 알을 도둑맞았다는 같은 해 4월 6일자 지면. 동아일보DB
충북 음성군이 천연기념물인 황새의 국내 마지막 서식지였던 금정저수지 일원에 황새 복원을 주제로 한 생태공원을 조성한다. 군은 황새 전문가들이 황새의 마지막 서식지라는 역사성을 살려 황새박물관을 조성할 것을 제안함에 따라 추가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음성군은 생극면 금정저수지에 황새 복원을 주제로 한 생태공원을 2024년까지 준공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20억 원을 들여 2만5146m² 규모로 조성한다. 군은 지난해 11월 이 조성사업 기본계획을 마련했고 한 달 뒤인 12월 충북도 환경보전기금(생태계보전협력금) 대상사업으로 선정됐다. 이달 실시설계를 발주해 내년부터 공사에 들어간다.
공원은 생태경작지, 생태둠벙, 갈대습지, 생태초화원, 생태탐방로 등으로 구성된다. 생태건강성 증진과 생물다양성을 확보한 생태체험공간, 휴식공간 등이 들어선다. 금정저수지 인근 수레의산 자연휴양림, 응천 십리벚꽃길, 큰바위얼굴 테마파크 등의 관광자원과 연계해 생태체험의 명소로 만든다는 게 군의 구상이다.
제안서에 따르면 황새박물관은 건축면적 1300m²에 2층 규모다. 1층에는 과부 황새와 황새복원 역사관, 황새가 있는 풍경 미술관, 황새 기념품 판매소, 자료보관실 등이, 2층에는 황새생태실습실, 한지 수채화 미술교육실, 세미나실, 연구실, 원룸형 게스트하우스 설치를 제안했다. 야외에는 661m² 규모의 황새정원을 조성할 것을 권고했다. 박 교수는 “60억∼100억 원으로 추산되는 사업비는 충북도와 문화재청을 통해 국비·도비 등을 연차적으로 나눠 지원받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군 관계자는 “취지에 공감한다”며 “국비 지원이 가능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습지 먹이사슬의 최포식자면서 행복과 고귀, 장수를 상징하는 상서로운 새로 알려진 황새는 1971년 4월 1일자 동아일보 특종으로 음성군에서 마지막 한 쌍이 발견됐다. 하지만 수컷은 사흘 만에 밀렵꾼에게 죽고 홀로 남은 ‘과부 황새’마저 1994년 9월 서울대공원에서 죽어 멸종됐다.
그 이후 황새 복원은 박 교수가 주도했다. 1987년 교원대에 부임한 뒤 사라져 가는 조류를 복원하기로 마음먹고, 황새를 ‘1순위’로 삼았다. 황새가 되살아난다면 휘파람새 같은 종들도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듬해에는 황새 어미가 새끼를 직접 기르는 자연 번식도 이뤄냈다. 2015년 9월 3일 충남 예산군 광시면에 있는 예산황새공원에 야생 방사를 하고 해마다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