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빔프로젝터 ‘더 프리스타일’ 써보니
삼성전자 ‘더 프리스타일’은 손 안에 들어오는 핸디형 빔 프로젝터와 리모컨 하나로 자동 화면 맞춤과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등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위쪽 사진). 이번 설 연휴 동안 미취학 자녀를 둔 기자에게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우와!”
아무것도 없던 텅 빈 벽면에 ‘최애(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영롱하게 떠오르자 딸(5)이 환호성을 질렀다. 기자도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걸로 이틀은 가겠다!’
더 프리스타일은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처음 공개한 핸디형 빔프로젝터다. 삼성전자는 매년 CES 기조연설에서 한 해를 관통할 시장 키워드와 함께 혁신 신제품을 공개한다. MZ세대를 겨냥한 더 프리스타일은 국내 출시 기준 119만 원으로 결코 싸지 않다. 그런데도 북미, 유럽, 한국 등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연달아 예약 판매 완판 기록을 세우며 현재 1만 대가 넘게 팔려나갔다.
연휴 첫날 저녁 호기심 가득한 아이를 앞에 두고 더 프리스타일을 소위 ‘언박싱’ 했다. 박스에서 제품을 꺼내 코드를 꽂고 넷플릭스에서 애니메이션을 골라 트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10분도 되지 않았다. 라스베이거스 무대에 더 프리스타일이 등장했을 때 ‘정말로 핸디형이라 할 만큼 간편할까’란 의구심이 있었던 게 사실. 더 프리스타일은 이러한 의심을 단번에 해소했다.
5년 전쯤 소형 빔프로젝터를 신혼집 선물로 받았을 때가 기억났다. 스마트폰 미러링의 번거로움, 수평·초점을 맞추는 데 드는 시간, 발열 문제 등으로 빔프로젝터의 운명은 결국 창고행이었다. 핸디형 빔프로젝터가 효용이 있으려면 이 단점들을 극복하고 ‘TV만큼이나’ 간편해야 한다.
삼성의 CES 히든카드였던 더 프리스타일은 최소한 이 문제들을 모두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구성품과 포장 박스 자체가 매우 간단해 ‘언박싱 스트레스’를 최소화했다. 손안에 들어오는 원통형 더 프리스타일과 코드, 얇고 작은 리모컨이 구성품의 전부였다.
최대 100인치 크기까지 커지는 화면 스케일도 만족스러웠다. 180도 돌아가는 원통형 몸체를 기울여 천장을 비추자 영화관처럼 크고 선명한 화면이 됐다. 코로나19 때문에 아직 영화관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딸에게 “원래 영화관에 가면 이렇게 보는 거야”라고 일러주었다.
물론 ‘100% 완전한 핸디형’이 되려면 궁극적으로 ‘유선 코드’를 없애야 할 것이다. 기조연설에서 언급됐던 캠핑족들을 위해 삼성은 더 프리스타일용 외장배터리를 별도로 판매한다. 더 프리스타일의 성공으로 완성도 높은 2세대, 3세대 핸디형 프로젝터, ‘주머니 속 영화관’의 시대가 열리길 기대한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