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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성패는 소재 확보” 원료 선점 총력전

입력 | 2022-02-03 03:00:00

원료 가격 급등세 지속 예상에… LG엔솔, 독일 등 대규모 리튬 계약
삼성SDI, 중국 리튬업체 지분매입… SK이노는 폐배터리 재활용 나서




배터리 시장의 경쟁이 핵심 소재 확보전으로 번지고 있다. 소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곧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배터리 3사도 소재 공급처 다변화에 나서는 동시에 합작법인(JV) 설립이나 지분 투자 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말 독일 ‘벌칸에너지’와 2025년부터 2029년까지 5년 동안 수산화리튬 4만5000t을 공급받기로 계약을 맺었다. 한 번 충전으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전기자동차 11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이 유럽 리튬 생산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칠레 리튬 생산업체인 SQM과 2029년까지 리튬 공급계약을 맺었다. 또 캐나다 시그마리튬, 호주 라이언타운 등 리튬정광(수산화리튬의 원료)을 생산하는 광산업체와도 손을 잡았다. 업계에서는 지나치게 높았던 리튬 소재의 대중(對中) 의존도를 완화함으로써 보다 안정적 생산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튬을 포함한 배터리 소재 가격은 이미 가파른 상승세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해 11월 2일 기준 kg당 175.5위안에서 지난달 26일 352.5위안까지 치솟았다. 석 달도 안 돼 두 배로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코발트(25.7%), 알루미늄(15.9%), 니켈(15.3%) 등 다른 핵심 소재들도 가격이 대폭 상승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런 상승세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데 공급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원료 가격은 배터리 가격 경쟁력 및 수익성과 직결된다. 배터리 제조사들이 안정적인 소재 공급망 확보에 사활을 건 까닭이다.

합작법인 등을 통해 원료 직접 생산에 나서기도 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 LG화학이 일본 도레이와 분리막 합작법인을 세우거나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 중국 EVE에너지와 양극재 합작법인을 세운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SDI는 중국 최대 리튬 생산 기업 간펑리튬의 지분 1.8%를 매입하기도 했다.

폐배터리 재활용도 향후 유력한 방안 중 하나다. 사용 후 5∼10년이 지난 폐배터리를 수거해 내부의 리튬, 코발트, 망간, 니켈 등을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선보였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