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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에 예약이란 없죠… 색깔은 선착순일뿐

입력 | 2022-02-03 03:00:00

[베이징 겨울올림픽 D―1]빙속 男 1500m 출전 앞둔 김민석
평창 동메달 이어 메달획득 자신감
“中 닝중옌 등 메달 후보로 본다고, 그들이 미리 맡아 놓은 건 아니죠
기량 더 좋아져 결과도 기대할 만”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민석(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박성현(오른쪽), 김준호가 2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스케이팅 훈련 중 휴식을 취하고 있다. 4년 전 평창 대회에서 1500m 동메달 획득으로 아시아 최초 메달리스트가 된 김민석은 이번 대회 은메달 이상을 목표로 잡고 있다. 베이징=뉴스1


“(그 선수들이) 금메달을 맡아 놓은 건 아니잖아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민석(23·성남시청)은 2일 오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전날 AP통신이 예측한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메달리스트’ 명단에 자기 이름이 없다는 데 대한 대답이었다. 김민석은 “스스로를 믿는다면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AP통신은 김민석이 출전하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부문 금메달 후보로 중국의 닝중옌(23)을 꼽았다. 개최국의 이점을 등에 업고 기대를 모은 닝중옌은 2020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팀 추월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선수다. AP통신은 미국의 스타 선수 조이 맨티아(36)가 은메달, 네덜란드의 토마스 크롤(30)이 동메달을 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명단을 본 뒤 김민석은 오히려 각오를 다지고 있다. 4년 전 평창 대회에서 이미 아시아를 놀라게 했던 김민석이다. 당시 1500m 경주가 열린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출발선에 선 고등학생 김민석을 주목한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체력 소모가 극심한 700m 구간을 잘 버텨낸 그는 결국 동메달을 따내면서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이 종목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놀라게 하겠다는 각오다.

자신감도 넘친다. 이날 동료 김준호(27·강원도청), 박성현(23·한국체대)과 함께 훈련에 임한 그는 8일 열리는 1500m 경기를 앞두고 전력질주 대신 휴식과 관찰을 택했다. 1시간 반가량의 스케이팅 훈련 중 대부분의 시간에 허리를 편 채 돌아다니며 경쟁 국가 대표팀의 훈련 모습을 지켜봤다.

김민석은 “나이가 들면서 근육이 붙었고 힘과 체력이 좋아졌다. 평창 때보다 기량이 더 좋다”며 “4년 전에는 동메달이었으니 이번에는 메달 색이 바뀌는 그런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상위 랭커의 출전 포기로 대표팀에 합류한 동갑내기 박성현의 존재도 그에게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반면 평창과 달리 부모님이 올림픽 현장에 함께하지 못하는 점은 큰 아쉬움 중 하나다. 중국 입국 사흘째인 그는 벌써부터 된장찌개 등 어머니가 만든 음식이 먹고 싶다고 한다. ‘메달을 따고 나면 무엇을 제일 먹고 싶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 그는 “그건 메달을 따고 나서 직접 말씀드리겠다”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베이징=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