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 호황 ‘한국적 현상’ 주택 투자 규제로 빌딩에 돈 몰려… 美-獨 재택 늘며 사무실 수요 급감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와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에 아파트 한 채씩을 보유 중인 김모 씨(62)는 최근 서울 강남에서 50억 원 안팎의 빌딩을 사려고 중개법인을 찾았다. 그는 “아파트 한 채를 팔면 최소 20억 원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며 “매년 1억 원 넘는 보유세를 내느니 주택에서 빌딩으로 갈아타는 게 낫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서울 강남권 위주로 빌딩 시장이 이례적인 호황을 누린 것은 주택 규제 등이 맞물린 지극히 한국적인 현상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주택시장의 잇따른 규제로 시중 유동성이 상업용 부동산으로 향했다고 본다. 글로벌 부동산리서치회사인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RCA)는 “서울 주택시장에 투자됐던 자금이 (정부의) 세금 정책 변화로 빌딩으로 선회했다”고 평가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