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겨울올림픽 D-1] 中, 김선태 감독-안현수 코치 데려가… 전력 노출 막으려 훈련 취소하기도 한국팀 “긴장 안하지만 텃세엔 예민”
레이스 감각 익히는 한국 女쇼트트랙 대표팀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이 2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 트랙을 돌며 레이스 감각을 익히고 있다. 오른쪽 아래부터 시계 방향으로 최민정, 김아랑, 박지윤, 이유빈, 서휘민. 베이징=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쇼트트랙 강국으로 도약하려는 중국이 ‘원조 강국’ 한국을 향해 펼치는 신경전이 만만치 않다.
올림픽에 앞서 일찌감치 한국 출신 코칭스태프를 영입하고 ‘날갈이’ 전문가까지 데려간 중국이다. 2018 평창 대회 당시 한국 대표팀을 이끈 김선태 감독과 러시아로 귀화했던 안현수 코치 등을 데려가며 한국의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만큼 중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쇼트트랙을 무너뜨리기 위해 단단히 벼르고 있다.
지난달 30일 베이징에 입성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훈련을 이어가고 있는 서우두체육관 등지에서 묘한 분위기를 감지했다. 입성 이튿날부터 한국은 매일 각각 한 차례씩 예정된 시간에 스케이트 훈련, 지상훈련 등을 소화하고 있다. 2일에도 오전 10시(한국 시간)부터 50분간 5일부터 시작하는 쇼트트랙 혼성계주 결선 등에 대비해 선수들이 호흡을 맞추고 시간마다 딱딱하거나 물러지는 경기장 빙질 변화에 적응해 가고 있다.
한국 선수들은 이런 중국의 행태가 거슬리지만 흔들림이 없었다. 쇼트트랙 대표팀의 맏형이자 ‘입’ 역할을 하는 곽윤기(33·고양시청)는 “동생들이 MZ세대라 긴장 자체를 잘 안 하는데 중국에 대한 의식은 많이 한다”고 했다. 그는 “안방 텃세는 (지난해 10월 1차 국제빙상연맹) 월드컵 때 경험해서 ‘바람만 스쳐도 실격당할 수 있겠다’는 얘기를 나눌 정도로 예민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표팀 맏언니 김아랑(27·고양시청)은 “기존 우리만의 훈련 방법 등은 이미 공유가 됐을 것이다. 우리는 거기서 더 발전시키며 준비해왔기 때문에 크게 걱정되진 않는다” 등 선수들의 자신감도 넘쳤다.
베이징=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