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대확산] 하루 확진 2만명 처음 넘어… “나도 혹시?” 선별진료소 끝없는 줄 검사 대비 확진율 9.3%로 최고… 지역사회 숨은 감염자 많아져 재택치료 9만명… 한계점 육박, 신규확진 이틀 연속 2만명대 전망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시민들이 몇 겹으로 줄을 선 채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내 임시 선별진료소 앞에서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만270명으로,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하루 2만 명을 넘어섰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만27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6일 처음 하루 확진자 수 1만 명을 넘어선 이후 한 주 만에 2배로 증가했다. 2일에도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1만9000여 명의 감염이 이미 확인돼 3일 오전 발표되는 신규 확진자 수는 2만 명대 중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향후 몇 주 동안은 신규 확진자가 2배씩 늘어날 것”이라며 “다음 주면 하루 4만 명 이상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연휴 기간 코로나19 검사량은 하루 평균 30만 건 수준으로 평소 60만 건 수준의 절반이었다. 하지만 하루 확진자는 1만7079∼2만270명이 나왔다. 검사 대비 확진 비율도 1일 기준 9.3%로 코로나19 국내 발생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달 23일까지 3%대 이하였지만 열흘 만에 10%에 근접했다. 검사 대비 확진 비율이 높으면 숨은 감염자가 많다는 뜻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영향으로 무증상 경증 환자가 늘면서 재택치료자도 급증하고 있다. 2일 0시 기준 재택치료자는 8만9420명으로 집계됐다. 방역당국이 관리 가능하다고 밝힌 재택치료 최대 인원(10만6000명)의 약 84%다. 3일부터는 동네 의원 343곳이 재택치료자 검사와 진료에 참여한다. 현재 1004곳이 신청해 참여하는 의원 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7일부터 학원 수강 인원을 면적 2m²당 1명으로 제한하는 등 일부 시설의 방역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같은 날부터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 방안은 3일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방역의료분과 회의를 열고 논의한다.
설날 검사 1주전보다 절반 줄었는데, 확진자는 2배로 늘어
오미크론 80% 넘어 ‘더블링’ 현실화
전파 1.5배 빠른 스텔스 오미크론도… 국내 최소 31명 감염자 확인돼
일부선 9일 최대 12만명 확진 전망… 오늘부터 고위험군만 PCR 검사
대형마트 호객행위 7일부터 금지
○ ‘오미크론 변이’에 현실화된 더블링
확진자 증가의 원인은 명확하다. 오미크론 변이다. 기존 ‘델타 변이’에 비해 전파력이 2∼3배 강하다. 지난주(1월 23∼29일) 국내 오미크론 변이 검출률은 80.0%로 지난달 초(1월 2∼8일) 12.5%의 약 6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확진자 한 명이 추가 감염을 일으키는 사람 수인 ‘감염재생산지수’는 0.82에서 1.58로 약 2배로 늘었다. 여기에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인 ‘BA.2형’(스텔스 오미크론)의 국내 전파도 확진자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해외에선 스텔스 오미크론이 기존 오미크론 변이에 비해 1.5배 빨리 전파된다고 보고됐다. 국내 스텔스 오미크론 감염자 수는 31명(1월 31일 발표 기준)이지만 ‘숨은 감염자’가 크게 늘어난 상태라 얼마나 확산됐는지 불분명하다.
설 연휴를 기점으로 확진자 증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설 연휴인 1일 이뤄진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35만6384건으로, 한 주 전인 지난달 25일(65만6323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반면 이 기간 확진자 수는 8570명에서 1만8342명으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연휴가 끝난 뒤 검사를 받으려는 이들로 검사 건수가 평소 수준을 회복하면 확진자가 더욱 급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광주시청 광장에 마련된 선별검사소는 검사를 받기위한 시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드론촬영. 광주=박영철기자 skyblue@donga.com
○ 3일부터 고위험군만 PCR 검사
3일부터는 코로나19 진단과 검사 방식이 전국적으로 바뀐다. 늘어나는 코로나19 확진자를 감당하기 위한 조치다.앞으로는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만 선별진료소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그 외엔 자가검사키트나 호흡기전담클리닉·동네병의원에서 받은 신속항원검사 결과 양성이 나와야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3일부터 호흡기전담클리닉 391곳과 동네 병의원 343곳이 코로나19 검사와 재택치료자 진찰에 참여한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