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매주 더블링… 다음주 확진 4만명”

입력 | 2022-02-03 03:00:00

[오미크론 대확산]
하루 확진 2만명 처음 넘어… “나도 혹시?” 선별진료소 끝없는 줄
검사 대비 확진율 9.3%로 최고… 지역사회 숨은 감염자 많아져
재택치료 9만명… 한계점 육박, 신규확진 이틀 연속 2만명대 전망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시민들이 몇 겹으로 줄을 선 채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내 임시 선별진료소 앞에서 코로나19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만270명으로,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하루 2만 명을 넘어섰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하루 2만 명을 넘어섰다. 설 연휴(1월 29일∼2월 2일) 기간 검사 수가 평소의 절반에 그쳐 실제 감염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 우세종이 된 이후 ‘더블링’(확진자 2배 증가)이 발생한 점을 감안하면 다음 주 하루 신규 확진자는 4만 명을 넘어설 수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만27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6일 처음 하루 확진자 수 1만 명을 넘어선 이후 한 주 만에 2배로 증가했다. 2일에도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1만9000여 명의 감염이 이미 확인돼 3일 오전 발표되는 신규 확진자 수는 2만 명대 중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향후 몇 주 동안은 신규 확진자가 2배씩 늘어날 것”이라며 “다음 주면 하루 4만 명 이상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연휴 기간 코로나19 검사량은 하루 평균 30만 건 수준으로 평소 60만 건 수준의 절반이었다. 하지만 하루 확진자는 1만7079∼2만270명이 나왔다. 검사 대비 확진 비율도 1일 기준 9.3%로 코로나19 국내 발생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달 23일까지 3%대 이하였지만 열흘 만에 10%에 근접했다. 검사 대비 확진 비율이 높으면 숨은 감염자가 많다는 뜻이다.

여기에 지난주(1월 23∼29일) 국내 오미크론 변이 검출률은 80.0%로 전주(50.3%)보다 높아졌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금은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이라며 “검사량이 회복되면 확진자 수가 더 늘 것”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영향으로 무증상 경증 환자가 늘면서 재택치료자도 급증하고 있다. 2일 0시 기준 재택치료자는 8만9420명으로 집계됐다. 방역당국이 관리 가능하다고 밝힌 재택치료 최대 인원(10만6000명)의 약 84%다. 3일부터는 동네 의원 343곳이 재택치료자 검사와 진료에 참여한다. 현재 1004곳이 신청해 참여하는 의원 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7일부터 학원 수강 인원을 면적 2m²당 1명으로 제한하는 등 일부 시설의 방역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같은 날부터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 두기 방안은 3일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방역의료분과 회의를 열고 논의한다.



설날 검사 1주전보다 절반 줄었는데, 확진자는 2배로 늘어


오미크론 80% 넘어 ‘더블링’ 현실화
전파 1.5배 빠른 스텔스 오미크론도… 국내 최소 31명 감염자 확인돼
일부선 9일 최대 12만명 확진 전망… 오늘부터 고위험군만 PCR 검사
대형마트 호객행위 7일부터 금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일 0시 기준으로 하루 2만 명을 넘어서면서 ‘방역 패러다임’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미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속도는 정부의 예측을 뛰어넘었다. 앞으로 몇 주 동안 수차례 ‘더블링’(확진자 2배 증가)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확진자 폭증이 의료체계 붕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3일부터 변경되는 코로나19 진단 및 진료체계를 빨리 안착시키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오미크론 변이’에 현실화된 더블링
확진자 증가의 원인은 명확하다. 오미크론 변이다. 기존 ‘델타 변이’에 비해 전파력이 2∼3배 강하다. 지난주(1월 23∼29일) 국내 오미크론 변이 검출률은 80.0%로 지난달 초(1월 2∼8일) 12.5%의 약 6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확진자 한 명이 추가 감염을 일으키는 사람 수인 ‘감염재생산지수’는 0.82에서 1.58로 약 2배로 늘었다.

여기에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계통인 ‘BA.2형’(스텔스 오미크론)의 국내 전파도 확진자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해외에선 스텔스 오미크론이 기존 오미크론 변이에 비해 1.5배 빨리 전파된다고 보고됐다. 국내 스텔스 오미크론 감염자 수는 31명(1월 31일 발표 기준)이지만 ‘숨은 감염자’가 크게 늘어난 상태라 얼마나 확산됐는지 불분명하다.

설 연휴를 기점으로 확진자 증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설 연휴인 1일 이뤄진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35만6384건으로, 한 주 전인 지난달 25일(65만6323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반면 이 기간 확진자 수는 8570명에서 1만8342명으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연휴가 끝난 뒤 검사를 받으려는 이들로 검사 건수가 평소 수준을 회복하면 확진자가 더욱 급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광주시청 광장에 마련된 선별검사소는 검사를 받기위한 시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드론촬영. 광주=박영철기자 skyblue@donga.com

이번 유행의 ‘정점’에 대해선 예측이 갈린다. 일단 1주에 2배로 확진자가 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다음 주 하루 4만 명 수준의 확진자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심은하 숭실대 수학과 교수팀은 9일 신규 확진자가 최대 12만8468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월 말 하루 신규 확진자를 최소 3만여 명에서 최대 12만여 명으로 전망한 바 있다.
○ 3일부터 고위험군만 PCR 검사
3일부터는 코로나19 진단과 검사 방식이 전국적으로 바뀐다. 늘어나는 코로나19 확진자를 감당하기 위한 조치다.

앞으로는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만 선별진료소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그 외엔 자가검사키트나 호흡기전담클리닉·동네병의원에서 받은 신속항원검사 결과 양성이 나와야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3일부터 호흡기전담클리닉 391곳과 동네 병의원 343곳이 코로나19 검사와 재택치료자 진찰에 참여한다.

정부는 현재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해제된 학원과 독서실, 백화점·대형마트의 방역수칙을 7일부터 강화하기로 했다. 학원은 2m²당 1명 또는 좌석 한 칸 띄어 앉기를 지켜야 한다. 독서실은 칸막이가 없는 경우 좌석 한 칸 띄어 앉기를 해야 한다. 학원총연합회 관계자는 “지금도 자체적으로 한 칸 띄어 앉기를 하고 있어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판촉 및 호객 행위가 금지된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