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쇠사슬을 차고 있는 여성과 그를 찾아간 블로거. (웨이보 갈무리) © 뉴스1
지난달 26일 틱톡, 웨이보 등에는 한 사회 블로거가 장쑤성 쉬저우의 문도 없는 헛간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여성 A씨를 찾아간 영상이 공개됐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A씨는 영하의 날씨에 얇은 옷만 걸친 채 몸을 움츠리고 있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A씨의 목에 감긴 쇠사슬과 자물쇠였다. 이 사슬은 콘크리트 벽에 연결돼 묶여 있었다.
A씨를 찾아간 블로거가 급하게 겉옷을 구해 그에게 입힌 뒤 카메라를 보며 “이 여자가 이 추위에 왜 이러고 있어야 하는가. 이 땅에 연민은 다 어디로 갔는가”라고 한탄했다.
블로거가 음식을 주면서 몇 가지 질문을 건넸으나, A씨는 제대로 답하지 못하고 미소만 지었다. 정상적인 대화를 나눌 수 없는 상태로 추측됐다.
이후 A씨를 감금한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영상도 올라왔다. 이 남성은 A씨가 거주하는 옆 건물에서 나와 8명의 자녀를 소개했다. 그는 “아이 엄마인 A씨의 정신이 좋지 않은 상태다. 하루에 세 끼를 먹이며 아내를 돌보고 있다”면서 자신이 A씨를 거뒀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A씨의 영상이 퍼지면서 공분이 커지자 당국은 간결한 성명을 발표했다.
A씨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남성과 자녀. (웨이보 갈무리) © 뉴스1
그러나 당국의 발표는 비판 여론을 더욱 키웠다. 현지 누리꾼들은 A씨의 구금, 사슬 사용 등 전반적인 복지 문제를 다루지 않는 것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가 인신매매로 끌려온 뒤 남성으로부터 구타당하고 출산 기계로 살아온 것이 아니냐”고 의심했다.
누리꾼들의 적극적인 수사 촉구에 당국은 현재 A씨의 남편을 조사하고 있다고 추가 발표했다. 또 당국은 “A씨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자녀는 국가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누리꾼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한 누리꾼은 “그녀는 물건이 아닌 사람이다. 20년 넘게 8명의 자녀를 낳은 그녀는 오늘에야 (다른 이들의 눈에) 발견됐다. 정부 부처와 사법기관 중 누구도 무고하지 않다”고 일갈했다.
당국은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을 코앞에 두고 인권 문제로 논란을 빚자 ‘쉬저우 8명의 자녀’라는 핵심 문구를 검열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인신매매를 언급하는 게시물들을 삭제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