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가 보도한 설 명절 경축공연에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부인 리설주 여사, 고모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 상으로 리 여사 왼편에 앉은 여성이 김경희다.(조선중앙TV 갈무리)© 뉴스1
북한의 김경의 전 노동당 비서가 2년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백두혈통’의 원로로서 건재함을 과시했다는 평가다.
김경희는 지난 1일 김 총비서가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설 명절 기념공연을 관람할 때 동행했다. 조선중앙TV는 그가 김 총비서 내외와 함께 공연장에 나타나 공연을 끝까지 관람하는 모습을 모두 공개했다.
그는 공연장 입장 때도 누구의 부축을 받지 않고 스스로 간부들 사이에 섞여 걸어 들어왔다. 또 리 여사의 바로 옆자리에서 김 총비서에게 박수를 보내는 등 거동에 어려움이 없는 모습이 확인됐다.
김 총비서 집권 초기까지도 경공업부장을 맡고 당 비서도 겸임하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였으나 남편인 장성택 전 당 부장이 비리로 인해 처형되면서 김경희 역시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이후 외부에서는 김경희가 숙청됐다거나 뇌졸중으로 인해 사망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그럼에도 북한은 김경희와 관련해 어떤 언급이나 입장을 내놓지 않았었다.
잠행을 이어가던 김경희는 2년 전인 2020년 2월 설 명절 기념공연 때 갑작스럽게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에도 그는 김 총비서 내외와 함께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공연을 관람했다.
정보 당국은 2년 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김경희가 실제 김경희가 맞으며, 이번 공연에 등장한 인물도 ‘가공된 인물’이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의 백두혈통 원로들은 대부분 사망하거나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동생인 김영주 의 사망 소식을 전했고, 김정일 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평일 전 주체코 대사는 지난 2019년 11월 본국으로 소환된 것으로 파악되나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김경희는 북한의 체제 정당성을 부각하는 인물로 활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가 설 명절에 ‘어르신’을 모시듯 그를 기념공연에 초청한 것도 주민들에게 이 같은 면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