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지난 1일부터 열린 대규모 국제 기술 전시회 ‘LEAP 2022’에서는 유독 한국 기업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국내 대기업들의 대형 전시관이나 여러 국내 기업이 모인 한국 공동관까지 찾아볼 수 있는 미국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나 유럽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LEAP 2022’에도 국내 기업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사우디 통신회사 에티하드 에티살랏의 이동통신서비스 브랜드 ‘모빌리’ 전시관 내 마련된 협력사 부스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지니로봇이 그 주인공이다.
지니로봇 이은승 대표와 양방향 소통 시스템 개발을 함께 한 온더라이브 양성욱 대표. (출처=LEAP 공동취재단)
에듀테크(교육+기술) 분야 스타트업인 지니로봇은 LEAP 2022에서 비대면 양방향 화상 교육 플랫폼인 ‘지니클래스’와 여기에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교육용 디바이스 등을 선보였다. 지니클래스는 일반적인 학습 관리 시스템(Learing Management System, LMS)과 달리 양방향 소통을 강화한 LIMS(Learing Interactive Management System)라는 개념을 내세운다. 학습자가 종이나 카드와 같은 아날로그 매체를 이용해 학습한 내용을 강사나 교사가 확인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지니펜으로 전용 패턴이 인쇄된 용지에 필기하면 광학식 센서가 그 내용을 인식해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한다 (출처=IT동아)
이번 행사에서 지니펜과 함께 선보인 코딩 교육용 로봇 ‘지니봇’은 지난 2020년 개발돼 이미 국내에 1만 대 이상 판매 됐고, 해외 수출액도 60만 달러(약 7억 2천만 원)을 넘겼다. 명령어 카드를 활용해 단순화한 코딩인 ‘언플러그드 카드 코딩’부터 스마트폰 앱이나 파이썬까지 다양한 방식을 활용한 교육이 가능하다. 지니펜과 마찬가지로 지니봇도 지니클래스와 연동하면 학습자의 학습 데이터를 강사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지니로봇 이은승 대표는 지니로봇 창업 이전 에듀왕, 시공미디어(현 아이스크림미디어) 등을 거치며 교육 콘텐츠 분야에서의 전문성과 해외 사업 경험을 풍부하게 쌓았다. 이러한 경험을 밑바탕으로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미 폴란드, 헝가리, 우즈베키스탄, 미국, 태국 등에서 수출 성과도 거두고 있다.
이은승 대표는 “해외 시장은 국내 시장만큼 경쟁이 치열하지 않고 규모도 크지만, 나라별 언어, 교육과정 등을 반영해야해 콘텐츠로 경쟁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건 플랫폼, 디바이스와 같은 툴이기에 제품 경쟁력만 있다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지니로봇 전시관을 방문한 압둘파타 빈 술레이만 마사트 성지순례부 차관보. (출처=지니로봇)
이은승 대표는 사우디 시장을 발판으로 삼아 향후 인접한 중동 및 아프리카 국가로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걸 계획하고 있다. “중동 지역의 중심인 사우디를 개척하면 오만, 카타르, 두바이 등 인접 국가로의 확장도 쉽다. 사우디가 하면 따라가는 분위기”라는 설명이다. 중동과 아프리카의 에듀테크 시장은 잠재력도 크다. 시장조사업체 리포트링커에 따르면 2019년 약 35억 달러에서 오는 2019년까지 약 76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은승 대표는 “이번 LEAP 2022에서 지니로봇의 브랜드와 기술력, 혁신성을 알리게 돼 뜻깊다”면서 “앞으로도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최고의 사용 환경을 제공하고 에듀테크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IT전문 권택경 기자 tikitak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