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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열린 3·9대선 TV토론은 첫 주제인 부동산 정책에서부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뒤덮였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시간 대부분을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공격하는데 사용했고, 이 후보는 대장동 관련 의혹에 윤 후보와 국민의힘 인사들이 연루돼 있다고 주장하며 반격했다. 두 후보는 “특검 뽑는 자리가 아니다”(이 후보) “(성남)시장이 바보였나”(윤 후보) 등 감정 섞인 공방을 벌였지만 새로운 의혹 제기나 속 시원한 해명은 없었다.
● 尹 “대장동 설계는 李” VS 李 “이익 본 건 尹”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토론회 첫 질문으로 이 후보를 향해 “어떻게 김만배, 남욱, 정영학 같은 사람들이 합쳐서 3억5000만 원으로 1조 원이 돌아가게 설계했냐는 것이냐”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 이 후보가 남은 것을 다 먹게 설계해준 것이냐.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때) 대장동 개발 사업에 들어간 비용과 수익을 정확히 가늠하고 설계하신 것은 맞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100% 공공개발을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면서도 “제가 일부러 국정감사를 자청해 이틀 동안 탈탈 털다시피 검증했던 사실”이라며 “이런 이야기를 다시 하며 시간낭비하기보다는 민생과 경제 이야기를 많이 하자”고 일축했다.
거듭된 압박에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로) 저는 이익 본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윤 후보는 (김 씨의 누나가 윤 후보) 부친의 집을 사줬지 않느냐. 우연히 사줬겠느냐”고 받아쳤다. 또 윤 후보에게 “여기는 특검을 뽑는 자리가 아니다”고 발끈하기도 했다.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사진공동취재단
● 심 “李, 공범인가 활용 당했나” 가세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도 가세했다. 심 후보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배임 혐의를 무죄라고 보나, 유죄로 보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는 “검찰이 기소했으니 혐의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유죄 여부는) 모르겠다”라고 답하자 심 후보는 “이 후보가 투기세력과 결탁한 공범이냐, 아니면 활용 당한 무능인가라는 딜레마를 분명히 해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세가 몰리자 이 후보는 “6개월 이상 검증된 것을 다시 이야기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라며 “억울한 게 있더라도 넘어 가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다른 후보를 상대로 질문하는 시간까지 활용해 대장동 의혹을 파고들기도 했다. 그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에게 “이게 도대체 (이재명 당시 성남) 시장이 바보여서 (유 전 본부장과 김 씨 등이) 기소된 것이냐, 아니면 리스크가 커서 이렇게 설계한 것이라고 보느냐”고 물었다. 이에 안 후보는 “1조 원에 가까운 이익이 민간에 갔다는 게 제일 큰 문제”라고 윤 후보를 거들었다.
토론회가 끝난 이후에도 기싸움이 이어졌다. 이 후보는 토론회를 마치고 나가며 “대장동 문제는 업자를 중심으로 누가 그 업자들을 도왔는가”라면서 “업자를 도와준 건 국민의힘과 윤 후보”라고 주장했다. 반면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제가 (이 후보에게) 뭘 물어보면 엉뚱한 이야기를 하니까 (이 후보가) 자신이 없는 거다”라며 “대장동 답변을 기피하는 게 왜 기피하는 것이겠느냐”고 반문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