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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인데… 中 ‘최고인기’ 폴크스바겐-펩시가 사라져[베이징 돋보기]

입력 | 2022-02-04 03:00:00

[베이징 겨울올림픽 오늘 개막]
올림픽 폐쇄루프 안에 못 들여와
도요타 車-코카콜라 음료만 보여
공식 후원업체 제품-로고만 허용



코카콜라에서 만든 음료만 진열된 음료 판매대(위쪽 사진)와 도요타 외에 로고가 가려진 자동차들. 폐쇄 루프 안에서는 올림픽 후원사의 제품이나 로고만 볼 수 있어 중국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없다. 베이징=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베이징=김배중 기자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폐쇄 루프(閉還)’ 안에는 폴크스바겐과 펩시콜라가 없다. 대회 참가 선수나 관계자의 동선을 베이징 시민과 완전히 차단한 폐쇄 루프를 벗어나지 않는 한 폴크스바겐과 펩시콜라를 보지 못한다.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브랜드 중 둘을 빼면 중국을 잘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한국에서 ‘외제 차’ 하면 ‘삼각별’(벤츠)을 떠올리겠지만 중국에서는 폴크스바겐이 독보적이다. 죽의 장막이 걷히기도 전인 1980년대 중국으로 진출한 폴크스바겐은 중국과 합작회사를 만들며 중국 자동차 제조기술 발전에 큰 공을 세웠다. 현재 SAIC-폴크스바겐, FAW-폴크스바겐 두 개의 합작회사가 있다.

폴크스바겐의 뜻을 중국어로 그대로 옮기면 ‘大음汽車’다. 서민들의 차라는 의미와 약자로 쓴 ‘음(중)’이 폴크스바겐의 로고를 뒤집어 놓은 모습과 비슷해 중국에서 사랑받았다. 폴크스바겐이 공개한 2020년 자료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팔린 총 1990만 대의 승용차 중 폴크스바겐이 384만 대였다. 점유율이 19.3%다. 이해에 전 세계에서 폴크스바겐이 만든 930만5000대 중 41.2%가 중국에서 소비됐다. 하지만 올림픽 폐쇄 루프 안에 폴크스바겐은 한 대도 없다. 있어도 폴크스바겐 로고는 회색 또는 검은색 테이프로 가려져 있다.

‘인민콜라’로도 불리는 펩시콜라도 폐쇄 루프 안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이곳에서는 코카콜라만 판다. 콜라의 대명사가 코카콜라이던 시절에도 중국에서 펩시콜라가 선전했던 걸 생각하면 허전하다. 중국에서 코카콜라는 ‘커커우커러(可口可樂)’, 펩시콜라는 ‘바이스커러(百事可樂)’로 불린다. 코카콜라는 ‘입이 즐거운’, 펩시콜라는 ‘만사가 즐거운’이라는 의미다. 뜻글자를 쓰는 중국인들이 입뿐만 아니라 모든 게 다 즐거울 펩시콜라를 선호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폐쇄 루프 안에서 로고를 당당히 드러내고 다니는 유일한 자동차는 도요타, 음료는 코카콜라 제품뿐이다. 이유는 단 하나 올림픽 후원사이기 때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이번 올림픽은 사상 처음으로 참가자 및 관계자들을 외부와 철저하게 차단시키고 열린다. 올림픽 패밀리로선 중국의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없는 올림픽이 됐다.



베이징=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