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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金만 없는 황제 스켈레톤 1위 두쿠르스, 38세에 베이징서 재도전

입력 | 2022-02-04 03:00:00

[베이징 겨울올림픽 오늘 개막]
2010, 2014 연속 은메달 받는 불운
평창서 윤성빈 金 얻을땐 4위 그쳐
“360도 회전하는 미친 트랙 기대”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는 90여 개국 5000여 명의 선수들은 누구나 금메달을 꿈꾼다. 그중에서도 누구보다 올림픽 금메달이 간절한 이를 꼽으라면 스켈레톤 황제 또는 슈퍼맨으로 불리는 마르틴스 두쿠르스(38·라트비아·사진)를 빼놓기 어렵다.

봅슬레이 선수 출신이자 라트비아 시굴다의 트랙 관리자로 일해 온 아버지의 영향으로 운동을 시작한 두쿠르스는 데뷔 5번째 시즌인 2009∼2010시즌부터 스켈레톤 세계를 접수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2015∼2017년 3연패를 포함해 6차례 정상에 올랐다.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에서도 종합 1위를 11차례나 했다. 명실상부 10년 넘게 스켈레톤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그러나 올림픽 금메달과는 유독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 대회에서는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밴쿠버에서는 캐나다의 존 몽고메리에게 불과 0.07초 차이로 밀렸다. 이후 소치 금메달리스트인 러시아 알렉산드르 트레티야코프가 도핑 규약 위반으로 금메달이 박탈되면서 뒤늦게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듯했지만 트레티야코프가 국제 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부터 징계 무효 처분을 받으면서 끝내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8년 평창에서는 ‘아이언맨’ 윤성빈(28)의 최대 경쟁자로 꼽혔지만 끝내 4위로 시상대조차 오르지 못했다.

어느덧 서른여덟이 됐지만 기량은 여전하다. 2017∼2018, 2018∼2019시즌 월드컵 종합 1위를 내줬던 두쿠르스는 2019∼2020시즌 이후 다시 세 시즌 연속 정상 자리를 되찾았다. 2021∼2022시즌에도 5, 7, 8차 월드컵에서 1위를 하며 종합 1위에 올랐다. 애초 평창 대회 뒤 은퇴를 고민했던 두쿠르스는 베이징에서 못다 이룬 금빛 주행을 하겠다는 각오다. “성공하거나, 성공하지 못하는 나이에 대한 공식은 없다”며 투지를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AP통신도 남자 스켈레톤에서 두쿠르스의 우승을 점쳤다.

물론 올림픽에서 당연한 결과란 없다. 2002년 솔트레이크 대회에서 스켈레톤이 정식 종목으로 부활한 이후 5차례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만큼 경기 당일 작은 실수나 코스 변화 등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대회가 열리는 옌칭 슬라이딩 센터는 세계 최초로 360도 회전 코스가 포함되는 등 변수가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쿠르스 또한 “정말 흥미로우면서도 미친 트랙이다. 완전히 다른 레이스가 될 것”이라며 긴장과 기대를 드러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