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순방때 비공개 방문 논란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이집트 대통령 부인 인테사르 엘시시 여사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 정원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달 중동 순방 당시 이집트 피라미드를 비공개로 방문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자 국민의힘은 3일 “김정숙 여사의 ‘버킷 리스트’를 채우기 위한 졸업 여행이었다”고 날을 세웠다. 청와대는 ‘이집트의 정중한 요청’에 따른 비공개 공식 행사였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근식 전 선거대책위원회 정세분석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공무원을 몸종처럼 부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나 대통령 정상회담을 자신의 버킷 리스트 채우는 사적 용도로 악용하는 김 여사가 개낀도낀(도긴개긴)”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관광 촉진을 위해 이집트 측이 방문을 요청했다는 청와대 말이 사실이라면 이를 비공개한 것은 방문 목적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집트의 요청 취지마저 무색하게 한 외교 결례”라며 “청와대는 피라미드 방문이 국민께 당당하지 못한 모습이라는 점을 스스로 알고 이를 숨겼고, 뒤늦게 발각되자 횡설수설 변명만 늘어놓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적극 해명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피라미드 방문에 대한 이집트의 정중한 요청을 거절했다면 외교적 결례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당시 피라미드 방문 일정을 비공개에 부친 이유에 대해서는 “양국 협의에 의한 것”이라고만 했을 뿐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피라미드 방문은 이집트 문화부 장관이 영접부터 가이드까지 함께한 공식 일정이었다”며 “우리나라를 방문한 국빈에게 경복궁을 비롯한 문화유적지를 관람하기를 권했는데 거절당하면 어떨까 생각해보라”고 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