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자영업자가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자영업자에서 실직자로 전락한 사람이 25만명에 육박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명동의 폐업 상가 모습. 2021.10.19/뉴스1 © News1
하지만 코로나19가 3년째에 접어들면서 확진자에 새겨지던 ‘죄인’이라는 ‘주홍글씨’도 점차 옅어지면서 확진자를 향한 시선도 바뀌고 있다.
그 사이 전파력은 5~6배 강해졌지만 2%대 후반까지 치솟았던 치명률은 인플루엔자(감기) 수준(0.1%)인 0.16%까지 낮아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정영한씨(27)도 “전에는 코로나에 걸리면 주변에 큰 피해를 주고 주의깊지 못한 사람으로 낙인찍힐 게 두려워 조심스러웠는데 지금은 약간 재수가 없었던 것으로 여기는 것 같다”며 비슷한 의견을 냈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을 우려했던 학부모들도 이전처럼 안절부절 못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직장인 신모씨(38)는 최근 아이가 다니는 학교와 학원에서 확진자가 나와 검사를 받았다. 신씨는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걸린 아이 잘못이 아니라는 식으로 인식이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에는 개인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안지켜 감염된다는 인식이 강해 누가 걸리더라도 굉장히 불편해하는 시선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작년부터는 감기에 걸리는 것과 비슷하다는 인식이 생겼고 지금은 전파력 강한 오미크론 때문에 누가 걸려도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주부 신모씨(60)는 “처음에는 중세 흑사병처럼 전염되면 죽는 병인 줄 알고 무서웠는데 이제 마스크를 쓰고 손 소독 잘하면 비켜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돼 두려움이 처음보다 덜하다”면서 “확진자가 1만, 2만명이라는 뉴스를 봐도 그러려니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지난달 26일 오전 지하철 서울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2.1.26/뉴스1 © News1
이 글에는 “점점 감기같은 기분이 든다. 일반 독감도 건강이 좋지 못한 분들에겐 독이 되듯이 언젠가 감기바이러스로 자리잡을 것 같다”거나 “독감으로 많이 사망하고 있지만 독감 백신 안 맞았다고 일상생활 안한 적 있나? 조심은 하되 일상을 막진 말고 마스크와 개인방역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본다” 등 동의하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전문가들은 중증화율·치명률이 낮은 오미크론이 확산하는 지금이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로 접어드는 길목이라 진단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낙인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두려움에 기초한다”면서 “내가 저 사람으로 인해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낮아지면 상대적으로 확진자에 대한 태도에서 두려움이 덜해지고 그만큼 낙인 효과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