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거리 모습. /뉴스1 DB © News1
통계청은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69(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 상승했다고 4일 발표했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4월(2.5%), 5월(2.6%), 6월(2.3%), 7월(2.6%), 8월(2.6%), 9월(2.4%) 등 6개월 연속 2%대를 보이다 이후 3%대로 뛰어올라 10월 3.2%, 11월 3.8%, 12월 3.7%를 기록했다.
(통계청 제공) © 뉴스1
◇농산물·석유류 가격 오름세 둔화했지만 여전히 상승폭 높아
1월 물가는 그간 높은 물가의 주 요인이던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의 상승세는 다소 주춤했지만, 외식물가와 공과금이 상승하면서 이를 상쇄한 모양새였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6.3% 상승했다. 최근 2개월 연속 7%대 상승폭을 기록한 것에 비해 오름폭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률이다.
배추(56.7%)와 딸기(45.1%), 수입쇠고기(24.1%), 달걀(15.9%), 돼지고기(10.9%) 등의 상승폭이 컸다. 파(-37.3%), 양파(-31.7%), 사과(-16.1%) 등은 떨어졌다.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4.2% 올랐다. 역시 최근 2개월(5.2%, 4.7%)보다는 상승폭이 둔화됐다.
국제유가가 연일 오르고 있는 2일 서울시의 한 주유소에서 종업원이 업무를 하고 있다. /뉴스1 DB © News1
휘발유는 12.8%, 경유는 16.5%, 자동차용LPG는 34.5%, 등유는 25.7% 상승했다. 다만 1월 하순부터 오른 국제유가는 시차를 두고 반영돼 2월 물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가공식품은 4.2% 상승했다. 빵 가격이 7.5% 오르는 등 곡물 가격 상승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비스 물가는 1년 전보다 2.9% 올랐다. 그중 공공서비스가 0.9%, 개인서비스는 3.9%의 상승률을 보였다.
개인서비스의 경우 2011년 10월(4.0%) 이후 10년3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5.5% 상승한 외식물가의 상승폭은 2009년 2월(5.6%) 이후 12년11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세부 항목으로 보면 공공서비스 중에선 외래진료비(2.3%)가, 개인서비스 중에선 보험서비스료(13.4%)와 생선회(외식)(9.4%), 쇠고기(외식)(8.0%) 등의 오름폭이 컸다.
전세는 2.9% 올라 2017년 8월(2.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세는 1.1% 상승했다. 전월세 상승은 수급 문제가 영향을 미쳐 2월부터는 둔화될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봤다.
전기·가스·수도는 2.9% 상승했다. 2017년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연속 7.9%의 상승률을 보인 이후 4년4개월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전기요금은 전력사용량이 적은 일반가구에 적용되는 주택용 필수사용공제 할인액이 지난해 7월 축소된 것과 10월 연료조정 단가 인상 지속으로 5.0% 올랐다. 상수도 요금은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요금을 현실화하며 4.3% 상승했다.
전기요금은 2017년 9월(8.8%)이후, 상수도 요금은 2008년 5월(4.4%) 이후 각각 최대 상승폭이다.
◇농산물·석유류 제외한 ‘근원물가’ 10년만에 3%대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고추장 진열대 모습. /뉴스1 DB © News1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개인서비스의 가격 오름세가 컸다”면서 “국제 곡물 가격 등 재료비 인상을 반영해 가공식품 가격도 올랐으며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따른 내구재 가격 상승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2.6% 올라 2015년 12월(2.6%)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체감물가라고 할 수 있는 생활물가지수는 4.1%, 신선식품지수는 6.0% 각각 올랐다.
자신이 소유한 주택과 유사한 주택을 임차할 경우 지불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인 ‘자가주거비’를 포함한 물가지수는 3.3% 올라 최근 3개월 연속 3%대 상승을 기록했다.
정부는 당분간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공급요인에 더해 개인서비스와 가공식품 등 수요측 요인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 심의관은 “공급 요인이 아직 완화되고 있다고 보기 어려워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2, 3분기 가면서 기저효과도 나타나고 공급 요인이 완화된다면 안정세를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