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산모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익명으로 태어난 첫 아기가 출생신고를 앞둬 논란이 되고 있다. © 뉴스1
일본에서 산모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익명으로 태어난 첫 아기가 출생신고를 앞둬 논란이 되고 있다.
4일 지지·교도통신에 따르면 구마모토시에 있는 지케이(慈恵)병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2월 한 10대 여성이 낳은 아기를 모친의 이름을 기재하지 않고 대리로 출생신고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병원은 2019년부터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한 여성이 홀로 출산하다가 아이를 유기하는 등의 문제를 막기 위해 병원 외에 행정기관을 포함한 누구에게도 신원을 알리지 않고 비밀리에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내밀(內密) 출산’ 제도를 독자적으로 도입해 운영해왔다.
이번에 내밀 출산을 한 여성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 병원에 “출산을 부모에게 알리고 싶지 않다”며 이메일로 상담을 의뢰했다.
이 여성은 12월 내원했고 상담실장 한 명에게만 자신의 건강보험증 사본을 제출하며 개인 정보를 밝혔다. 이후 다른 병원 직원들은 이 여성의 신원을 모르는 상태에서 출산을 도왔다. 이 여성은 출산 후 태어난 아이의 특별입양을 신청한 뒤 아이를 두고 퇴원했다.
다만 일본에서는 호적법상 출생 신고를 할 때 유기된 아이의 경우 부모가 누군지 알면 이름을 기재하게 돼 있어 이 방식의 출산은 사실상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돼 있다.
이에 지케이병원은 모친의 이름을 기재하지 않고 출생신고를 했을 경우 형법에 저촉하는지 구마모토지방법무국에 질문장을 제출한 상태로, 답변이 오는 대로 출생신고를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