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해 11월1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2021.11.16/뉴스1 © News1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기소된 권오수 회장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권 회장 측 변호인은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 심리로 열린 권 회장의 첫 공판에서 “공소 사실을 전부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변호인은 “검찰이 150장에 이르는 범죄일람표에 기재된 개별주문 거래가 전부 시세조종이라고 주장하는데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변호인은 “검찰에 원본파일 제공을 요청했으나 아직 받지 못했다”며 “검찰이 범죄일람표라도 원본파일로 제출하도록 재판부가 조치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재판부는 “4월 구속 만기가 다가오는데 이제 와서 공소장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의견을 못 밝히겠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공소장 별지 중에 식별이 안된 부분은 보완해달라며 검찰에 요청하는 한편 권 회장 측 변호인에겐 공판준비기일에 논의한 대로 준비해온 만큼의 의견을 밝히라고 주문했다.
변호인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검찰의 공소사실이 부당하다며 조목조목 따졌다.
변호인은 또 “사기적 부정거래의 경우 방어권 행사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공소사실이 불특정하게 돼있다”고 지적했다.
권 회장은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이른바 ‘주가조작 선수’ ‘부티크’ 투자자문사, 전현직 증권사 임직원 등과 공모해 91명 157개 계좌를 이용해 가장·통정매매, 고가매수, 허위매수 방법으로 회사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 올린 혐의를 받는다.
권 회장은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됐다. 공판준비기일 당시 법정에 나오지 않았던 권 회장은 이날 재판에는 모습을 드러냈다. 공판준비기일과 달리 공판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의무가 있다.
권 회장의 범행에 가담한 ‘선수’ 이모씨, 전직 증권사 임직원 등 8명의 심리도 이날 함께 진행됐는데 대부분 “시세조종 행위에 가담한 적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 사건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돈을 대는 이른바 ‘전주’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다.
권 회장 등의 다음 재판은 11일 열린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