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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모터스’ 권오수 측 “3년 동안 주가조작 불가능”…혐의 부인

입력 | 2022-02-04 14:11:00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오수 전 회장 측이 검찰의 공소사실을 두고 ‘범행의 동기가 없으며, 3년 동안 시세를 조종한다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권 전 회장 등 9명의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권 전 회장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 속 행동을 시세조종과 사기적 부정거래라고 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권 전 회장은 범행할 동기가 없으며, 공동 피고인과 공모하지도 않았다. 설령 인정된다고 해도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권 전 회장이 ▲엑시트(EXIT) 확보 ▲대규모 자본 조달 ▲시세차익 확보 ▲반대매매 방지 등을 이유로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해 100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변호인은 “도이치모터스가 우회상장한 이후 투자자 대부분은 이익을 실현했다. 주식을 팔지 않은 일부 투자자들의 수익을 보장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인해 권 전 회장이 주가 부양을 의뢰했다는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조작 의혹을 받던 시기인 2009~2010년 사이 재무재표를 근거로 제시하며 “도이치모터스는 범행기간이라고 하는 3~4년 사이 안정적인 이익을 얻었다. 불손한 방법으로 투자자금을 유치할 필요성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이 제시한 4가지 동기 모두 당시 정황과 맞지 않는다며 “검찰이 신주인수권부사채가 무엇인지, 행사가격이 어떻게 결정됐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권 전 회장은 도이치모터스의 경영자이자 대주주로서 경영권 방어를 위해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하는 만큼 시세차익을 위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할 필요가 없었다고도 했다. 또 실질적인 피해자도 없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인 일명 ‘선수’, ‘전주’라고 불리는 공동피고인과의 공모관계 성립 여부에 대해 “공모의 동기가 입증되지 않았고, 유일하게 자백하는 피고인의 진술도 IR과 관련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권 전 회장이 선수로 불린 이모씨 등과 나눈 문자메시지 등을 근거로 공모관계를 입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호인들은 이 증거를 채택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다. 앞으로 문자 수발신자들의 진정성립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변호인은 이번 사건의 공소시효가 완료됐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순차적으로 공모해 2012년 12월까지 범행이 지속된 만큼 이번 사건의 공소시효는 오는 12월에 만료된다고 맞섰다.

검찰은 해성산업 주가조작 사건에서 2년6개월간 주가조작이 진행된 것이 인정된 사례가 있다고 했다. 주가부양이라는 범의가 동일하게 유지되는 등 포괄일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봤다.

그외 다른 피고인들의 변호인들은 검찰이 변경을 신청한 공소장 속 범죄일람표에 기재된 계좌명의 등을 식별할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공소장 속 범죄일람표를 보완하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권 전 회장의 2차 공판기일은 오는 11일 오전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변호인들이 검찰의 공소장 변경에 대한 의견을 진술할 예정이다. 이후 예정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권 회장 등은 인위적 대량매수세를 형성해 주식 수급, 매도 통제, 주가 하락 시 주가 방어 등의 방법으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상승시켜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이 사건의 ‘전주’로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권 전 회장을 기소한 후에도 김씨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