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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檢, 가능성으로 구속하려 하나…녹취록 증거능력 없다”

입력 | 2022-02-04 16:42:00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의혹이 제기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자신의 두 번째 구속심사에 출석, 혐의를 부인했다.

곽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50분부터 서울중앙지법 문성관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약 4시간반 동안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참석했다.

대장동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지난달 2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곽 전 의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심사에 앞서 오전 10시20분께 법원에 모습을 드러낸 곽 전 의원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에 “드릴 말씀이 없다”, “법정에 가서 다 말하겠다”고만 하고 법정으로 향했다.

곽 전 의원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구속기소)의 청탁을 받고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개발 사업 초기인 2015년 화천대유·하나은행 컨소시엄 무산 위기를 넘기게 도와주는 등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후에는 대장동 사업 부지 내 문화재 발굴로 발생한 일정 지연 문제를 해결해주는 등 편의를 제공, 그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근무하고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받은 50억원(실수령 약 25억원)을 그 대가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특경법상 알선수재 혐의와 특가법상 뇌물 혐의가 상상적 경합(하나의 행위가 여러개의 죄에 해당) 관계에 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또 곽 전 의원이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구속기소)로부터 2016년 4월 총선 당시 5000만원을 받은 것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도 했다.

이날 구속심사에서 곽 전 의원 측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곽 전 의원은 심사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하나은행에 뭔가 로비를 행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검찰이 얘기하는데, 가능성으로 사람을 구속하면 되느냐”며 “하나은행에 로비를 했다고 범죄사실을 (영장 청구서에) 명시적으로 기재했는데, 검사 설명으로는 ‘가능성이 크다’는 표현을 했다”고 말했다.
곽 전 의원은 또 검찰 측이 여전히 금품의 대가성과 관련해 입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제가 누구에게 로비를 했다는 것인지 전 아직도 모른다”며 “모르는 (하나은행) 간부에게 부탁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얘기를 해달라”고도 했다.

문화재 발굴과 관련해 화천대유에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청탁을 했다는 게 범죄사실에 기재가 돼 있지 않다”고 했다.

심사에서는 검찰에 의해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도 다뤄졌다고 곽 전 의원은 전했다.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해당 녹취록에서 김만배씨가 ‘곽 전 의원이 아들을 통해 금품을 요구한다’고 언급하는 대목이 알려진 바 있다. 이에 대해 곽 전 의원은 “녹취록에는 증거능력이 없고, 그런 일도 없었다”고 부인했다.

그는 남 변호사로부터 받은 5000만원에 대해선 “쌍방(곽 전 의원과 남 변호사)이 변호사 업무 대가라고 하는데, (검찰은) 그 시점(총선 전후)에 돈을 주고 받았으니 그게 정치자금이 아니냐는 것 외엔 아무 얘기가 없다”고도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1일 한 차례 곽 전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혐의 소명 부족 등을 이유로 기각했다. 이후 검찰은 두 달가량 보강수사를 진행한 뒤 뇌물 혐의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추가해 두 번째 구속 시도에 나선 것이다.

곽 전 의원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늦게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