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이용자 수 첫 감소세
이날 메타의 종가는 전일대비 26.4% 낮은 237.76달러로 마쳤다. 지난해 9월 382.18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불과 반년도 안 돼 150달러 가까이 하락했다. 메타의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에만 2320억 달러(278조4000억 원) 감소했다. 이날 메타의 시총 상실분은 미 기업의 일일 시총 감소액 중 가장 많고 또 다른 빅테크 기업 오라클의 시총과 맞먹는다. 시총 기준 메타의 기업 순위 또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보다 한 단계 낮은 7위가 됐다. 주식 14.2%을 보유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의 재산도 300억 달러(약 36조 원) 증발했다.
더 큰 문제는 페이스북의 이용자 수가 틱톡 등 경쟁업체에 밀리며 2004년 창사 후 처음 감소세를 나타냈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의 일일 활성 이용자 수는 지난해 3분기 19억3000만 명에서 지난해 4분기 19억2900만 명으로 줄었다. 특히 젊은층이 페이스북을 외면하면서 전반적인 이용자의 연령대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1020 사용자가 많은 틱톡을 겨냥해 출시한 ‘릴스’ 또한 아직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회사가 차세대 먹거리로 밀고 있는 메타버스 사업이 지난해에만 100억 달러의 손실을 봤고 올해 손실이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문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반독점 조사 등 빅테크 규제를 강화하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경제매체 CNBC의 유명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메타 주가 급락을 저점 매수 기회로 삼으려는 투자자가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현재 증시 분위기를 고려하면 메타의 주가는 당분간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저커버그, 충혈된 눈으로 회의 참석
블룸버그는 저커버그 창업자가 3일 직원 비대면 회의 때 붉게 충혈된 눈을 한 채 등장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 주가 급락 여파로 큰 충격을 받은 그가 운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제기했으나 저커버그 측은 “각막에 문제가 생겼다”며 부인했다.뉴욕 증시 충격에도 4일 한국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57%(42.44포인트) 오른 2,750.26, 코스닥은 1.26%(11.27포인트) 상승한 902.87로 마쳤다. 다만 앞서 낙폭이 컸던 데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시각이 많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