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 교수 ‘대북정책 바로잡기’ 출간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은 실패” 북핵 문제 해법 등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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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론자로 출발한 필자가 변절이라는 비난을 감수하고 대북정책의 전환을 고민하게 된 것은 객관적 현실의 변화 때문이었다.”
그는 스스로를 향해 ‘변절자’란 표현까지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밝혔다. 그만큼 자신의 변절에 대해 ‘이유 있는’ 자신감이 있었고, 또 그래야만 한다고 확신했기 때문. 한때 ‘햇볕정책 전도사’로 불린 김근식(57)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얘기다.
김 교수가 자신이 햇볕정책 비판론자로 돌아서게 된 배경을 조목조목 담은 책, ‘김근식의 대북정책 바로잡기’를 출간했다. 서울대 정치학과에서 학부와 석·박사 학위를 받은 김 교수는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설립한 아태재단 연구위원을 역임했고,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는 노무현 대통령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햇볕정책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명인 것. 하지만 지금은 보수 야당인 국민의힘 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다.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에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구체적으로 김 교수는 책에서 “2018년의 감동적 정상회담과 이후의 극적인 남북관계 퇴행을 보면서 이제는 화해협력의 진정성에만 의존하는 기존 햇볕정책의 실효성을 냉정하게 재검토할 때”라고 주장했다. 또 “북한은 20년 전과 달리 이제 핵무장 국가”라면서 “이런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햇볕론을 고집하는 건 고장 난 레코드판 돌리기와 다름없다”고도 했다. 북핵의 과거와 현재가 다르고 한반도의 현실이 본질적으로 달라졌는데 예전 대북정책만 고집하면 남북관계 진전 자체가 불가능하단 의미다.
김 교수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안보 줄타기가 가능해진 북한에게 핵무기는 생존과 자위용을 넘어 이제 발전과 강성국가의 상징으로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손을 내민다고 감사하게 받지도 핵을 포기할 이유도 없는 상태”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또 “김대중 노무현 시기의 남북관계가 마치 정답이고 해답인 양 무조건 그 시절을 그리워하고 그 추억에 집착한 게 바로 문재인 정부의 한계이자 실패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평화체제가 한반도 평화를 가져오는 게 아니라 이제는 북한의 근본적 변화가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평화체제론의 실패에서 벗어나 이제는 민주평화론의 대북전략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미 동맹을 강화하며 북한이 핵 도발을 못하도록 억제해야 한다”고도 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