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지하 벙커서 실시간 지휘
모두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세 번째)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이 미 워싱턴 백악관 상황실에서 알쿠라이시 사살 작전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다. 사진 출처 미 백악관 트위터
3일(현지 시간) 미군 특수부대에 제거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이브라힘 알하시미 알쿠라이시(사진) 사살 작전의 긴박했던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알쿠라이시는 줄곧 가족, 같은 건물에 사는 어린이 등을 ‘인간 방패’로 삼아 미국의 공격을 피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경 미군 특수부대 수십 명을 태운 3대의 헬리콥터가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 아트메흐 마을에 도착했다. 알쿠라이시는 올리브나무로 덮인 3층짜리 단독주택의 3층에 은거했고 2층에는 IS 간부가 살고 있었다. 1층에는 그의 존재를 몰랐던 민간인이 거주했다. 당시 미군은 주택을 바로 공격하지 않고 확성기를 통해 수차례 “여성과 아이들은 밖으로 나오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알쿠라이시는 아내 및 자녀들과 자폭해 숨졌다. 작전이 끝나고 응급 요원들이 도착했을 때는 일부 주민이 대피했음에도 어린이 6명, 여성 4명을 포함해 총 13명이 숨진 상태였다.
미군은 ‘킬러 드론’ MQ-9 리퍼를 투입해 상공을 계속 감시했다. 또 헬기 3대 중 1대에 기계 결함이 발생하자 폭파했다. 첨단 무기가 테러범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테러범이 세계 어디에 숨더라도 위협을 제거할 수 있다는 증거”라며 “테러범에게 ‘너희를 쫓고 찾아낼 것’이란 메시지를 보냈다”고 자평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