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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저신용자 금리 1% 대출”…尹 “농업 직불금 5조로 증액”

입력 | 2022-02-05 03:00:00

尹겨냥 “극우 포퓰리즘 싹터 불안”… “농어촌 기본소득 지급” 공약



李-尹, 농어민 표심 잡기 공약 발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사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주최로 열린 대선 후보 농업정책 비전 발표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이 후보는 농어촌 기본소득을, 윤 후보는 직불금 확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며 농어민 표심 공략에 나섰다. 사진공동취재단


“특히 요즘 극우 포퓰리즘이 싹트는 것 같아 불안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4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안보 공약을 다시 한번 겨냥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대북 선제타격론 등 윤 후보의 외교안보 공약을 ‘극우 포퓰리즘’으로 규정한 것.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이용훈 주교를 예방한 자리에서 “국가 공동체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안보인데 안보의 핵심은 전쟁을 막는 것”이라며 “강력한 국방력으로 막거나 싸우지 않아도 되는 상태가 제일 좋은 안보이고 평화다. 최근 좀 위기에 처한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갈수록 과격해지고 북한, 중국을 자극하다 보니 경제적 피해가 크게 발생한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전국 226개 시군구별 맞춤형 공약을 발표하는 ‘우리동네 공약’ 언박싱 데이 행사에서도 윤 후보를 겨냥해 “수도권에 사드를 설치하겠다는 약속이 주민들의 삶에 보탬이 되겠느냐”며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이날 금리 1%대 극저신용대출 사업 확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극저신용대출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시행한 사업으로 저신용자에게 금리 1% 대출상품을 최대 300만 원까지 최장 5년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 후보는 “시행 첫해인 2020년부터 2년여간 경기도민 8만5000여 명에게 총 917억 원의 대출을 시행했다”고 소개했다.

또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가 주최한 대선 후보 농정 비전 발표회에 참석해 “국가 예산의 농림수산식품 분야 예산 비중을 현재 3.9%에서 5%로 과감히 늘리고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 이장·통장 수당도 인상하겠다”며 농촌 표심을 겨냥한 농업 정책을 발표했다.

두 후보의 지지율이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이 후보는 5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울산·경남을 찾아 영남 표심 공략에 나선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윤 후보에게 부울경 지역에서 10%포인트 이상 뒤지는 결과가 나오자 직접 현장을 찾기로 한 것. 이 후보는 5일 울산, 경남 창원, 부산을 차례로 방문한 뒤 6일에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예정이다.

법인카드 사적 유용 등 논란의 당사자인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는 당초 3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광주, 전남을 방문하려 했지만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김 씨는 3일 광주 서구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려 했으나 2일 사과 입장을 밝힌 뒤 일정을 미뤘다.




스마트폰 통한 ‘배달의 유세’ 전략… 국민 연설원, 유세 참여 허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본인도 시장이나 지사 시절에 이런 부분을 아주 엄단하겠다고 말했으니 상응하는 그런 조치가 있지 않겠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4일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불법 유용 논란 등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전날(3일)부터 시작된 TV토론 국면에서 이 후보와 관련된 의혹을 거듭 파고들겠다는 선언이다.

이날 윤 후보는 전날 열렸던 대선 후보 4자 TV토론과 관련해 민주당과 이 후보를 강하게 성토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가 앞에서는 반중 발언을 하고 뒤에서는 몰래 사과하는 이중 플레이를 한다’는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분들은 참 없는 말도 잘 지어낸다”라고 했다.

토론에서 이 후보가 사용한 용어의 의미를 몰랐다는 지적에 대해선 “대통령 될 사람이 무슨 ‘RE100’이나 이런 것을 모를 수도 있는 것 아니겠나. 앞으로도 어려운 것 있으면 설명해가면서 (토론을) 해주는 게 예의가 아닌가 싶다”고 받아쳤다.

윤 후보는 또 이날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가 주최한 대선 후보 농정 비전 발표회에 참석해 “농업 직불금 예산을 5조 원으로 두 배 이상 늘리고 농지를 보존해 식량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며 농촌 표심을 공략했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도 본격적인 유세 준비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이날 “대선 유세 콘셉트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직접 찾아가는 ‘배달의 유세’로 정했다”고 밝혔다. 유권자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윤 후보의 유세를 실시간 시청하고 국민들이 연설원으로 현장 유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여기에 윤 후보는 5, 6일 주말 동안 제주와 호남을 잇달아 방문해 지지율 취약 지역을 집중 공략한다. 5일 제주 4·3 평화공원을 참배한 뒤 제주도당 대선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하고 6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는 일정이다. 윤 후보는 호남에서 역대 대선의 ‘마의 장벽’이었던 20% 이상 득표율 달성이 목표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호남 득표 20%’를 위해 뛰고 있다. 새해 첫날인 1일 광주 무등산 등반에 나섰던 이 대표는 이날은 배를 타고 전남 섬 지역을 누볐다. 이 대표는 “윤 후보가 지금까지 다른 보수 후보와 다르게 호남에 대한 과오에 책임이 적었고, 항상 호남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다”며 “국민의힘이 민주당도 챙기지 않았던 지역 현안들을 챙기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