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다음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한 경제분야 수장 3명과 만남을 갖는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정부가 1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발표하면서 재정당국과 통화당국이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는 논란에 따른 것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오는 11일 오전 8시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를 비롯해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 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한다.
홍 부총리가 이 총재와의 만남을 다시 추진한 것은 최근 추경안 발표를 두고 정책 엇박자 논란이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달 14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1.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그런데 같은 날 정부는 14조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이 돈줄을 조이며 유동성 회수에 나선 가운데 정부는 재정을 투입해 돈 풀기에 나선 것이다. 재정당국과 통화당국이 시장에 같은 날 반대의 메시지를 내 놓은 셈이다.
이 같은 우려는 지난달 14일 열린 금통위에서도 나왔다. 한 금통위원은 “우리나라의 재정불균형 정도가 선진국에 비해 크지는 않으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상당 규모의 확장재정이 예정돼 있는 만큼, 재정측면에서의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반면 한은은 엇박자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지난달 14일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부문별 회복 속도가 다른 점을 꼽았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로 회복의 흐름이 부문 별로 다르다”며 “거시 경제 역할에 맞춰 통화 정책은 정상화해 나가야 하지만 균등하지 못한 회복세에서 취약 계층의 지원은 재정이 맡아야 하기 때문에 엇박자라고 부를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해 엇박자 논란을 일축했다.
홍남기 부총리도 이에 대해 엇박자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달 21일 ‘추가경정예산안 브리핑’에서 “위기의 불균형한 회복과정에서 상호보완적으로 정책 조합이 이뤄진 폴리시 믹스(policy mix·정책조합)일 뿐 엇박자가 아니다”며 “통화정책은 전반적인 성장, 물가 등 거시 여건과 금융 불균형 등을 고려해 적절한 금리 정상화가 긴요했기 때문에 한은이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방역 강화에 따라서 피해를 보고 있는 자영업·소상공인 계층에 대한 지원은 재정이 맡아야 할 당연한 역할”이라며 “(이번 추경은) 취약 계층 지원이기 때문에 (통화와 재정정책) 두 가지가 엇박자라기보다는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