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 베이징에서 만나 회담을 갖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추가 확대에 반대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양국은 성명에서 “특정 국가, 군사적 그리고 정치적 동맹 및 연합이 불공정한 경쟁 관행을 이용하고 지정학적 경쟁 의식을 강화하며 반목과 대립을 부채질하고 국제 안보 질서 및 전세계적 전략적 안정을 심각하게 훼손함으로써 다른 국가의 안보를 해치는 일방적인 군사적 우위를 직간접적으로 점하려 한다고 믿는다”며 나토의 추가 확대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유럽에서 장기적이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안전보장을 만들기 위해 러시아 연방이 (미국 측에) 내놓은 제안에 동조하고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가 제기한 안보 문제에 중국이 직접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이다. 그간 러시아는 미국과 나토 측에 동진 포기 약속을 문서로 보장해달라는 요구를 해왔다.
이어 “특정 국가가 다른 나라에 그들만의 ‘민주주의 기준’을 강요하고, 민주주의 기준 준수 수준을 평가할 권리를 독점하며, 배타적 블록과 편의 동맹 구축을 포함해 이념의 근거에 따라 구분선을 긋는 시도는 민주주의를 위반하고 민주주의 정신과 진정한 가치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패권 시도는 세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세계 질서의 안정을 훼손한다”고 미국의 중러 견제 기조를 비판했다.
안보 측면에서 러시아와 중국은 또한 “인접 지역의 안보와 안정을 해치는 외부 세력의 시도에 맞서고, 어떤 명분으로든 주권국가의 내정 간섭에 대한 외부 세력의 개입에 저항하며, 색깔 혁명을 반대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양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폐쇄적인 블록 구조 및 반대 진영 형성에 반대하고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매우 경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은 오커스에 대해선 “호주와 미국, 영국 간 삼각 파트너십(AUKUS)에 대해 심각히 우려한다”며 이것은 “핵추진 잠수함 분야에서 협력을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조치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목표에 반하고 이 지역의 군비 경쟁의 위험을 증가시키며, 핵 확산의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 및 지역 안보에 위험을 제고해 국제 비핵화 및 군비통제 시스템의 약화, 전세계의 전략적 안정을 훼손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마크 에스퍼 전 미 국방장관은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중거리 미사일을 아시아에 배치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양측은 양안 관계에 대해선 “러시아 측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분리될 수 없는 일부분이란 점을 확인하고, 대만과 관련해 어떤 형태의 독립에도 반대한다”고 전했다.
양측은 비핵화에 대해서도 입장을 전했다. 공동성명은 “핵무기의 비확산에 관한 조약(NPT)이 전후 국제 안보 체제의 중요한 부분인 국제 군축(disarmament) 및 핵비확산 체제의 초석이며 세계 평화와 발전에 없어서는 안될 역할을 하고 있음을 재확인한다”고 했다.
아울러 “파괴된 후쿠시마 원전의 핵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하려는 일본의 계획과 그러한 조치의 잠재적인 환경적 영향은 양측에 깊은 우려 대상”이라며 “핵 오염수 처리는 책임을 갖고 일본 측과 이웃 국가, 다른 이행 관계자들 그리고 관련 국제 기구들 간의 합의에 따라 적절하게 수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