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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한복 ‘中 소수민족’ 묘사에 “좀 더 신경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

입력 | 2022-02-05 15:36:00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5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 소수민족 중 한 명으로 등장한 것과 관련해 “(중국이) 조금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황 장관은 이날 베이징 올림픽 미디어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올림픽 개막식을 통해 뭘 알리려는지 이해는 하는데, 중요한 이웃 국가 한국을 생각한다면 (그렇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황 장관은 “정부 입장에서, 특히 장관의 입장에서는 기분대로만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왜냐하면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부분도 생각해야 하고, 국민 여론과 정서도 고려해야 한다는 어려움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측에서는 조선족을 소수민족 중 하나라고 판단해 그렇게 표현한 건데, 일반적으로 소수민족은 하나의 국가로 성장하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면서 “한국은 이미 세계 10위권의 선진국으로 발전했는데, 이런 논란은 양국 간의 좋은 관계에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관계자 입장에서는 국민 정서와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있어서 조금 더 냉정하게 짚어줄 건 짚어주고, 이해할 건 이해하면서 국익에 어떤 게 도움이 될지 면밀하게 고민하면서 언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1

앞서 전날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는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중국 내 56개 민족 대표 중 한 명으로 등장했다. 이를 두고 국내 시청자들은 ‘문화 침탈’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페이스북 “문화를 탐하지 말라. 문화공정 반대”라고 했다.

국민의힘 원희룡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은 “한복, 장구에 상모돌리기까지? 풍물놀이(농악)는 2014년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우리나라의 전통”이라며 “중국의 문화 침탈에 국가적으로 비상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베이징 올림픽 준비 영상에 우리 문화를 훔쳐 소개했다고 지난해 국감에서 미리 경고를 했고 분명 장관이 유의하겠다고 했다”며 “(박병석) 국회의장, (황희) 문체부 장관 직관하지 않았나”라고 따져 물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