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중국 베이징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오성홍기를 든 소수민족 중 하나로 표현돼 논란을 빚고 있다. 2022.2.5/뉴스1 © News1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러한 일이 발생한 원인으로 ‘우리 정부의 저자세’를 지적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선 후보가 개회식 당일인 전날(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곧바로 지적의 글을 게시하는 등 ‘즉각 대응’으로 공세 차단에 나섰다.
◇이재명 “中, 대국이 이래야 하나” 작심 비판
이 후보는 이날 경남 창원시 현대로템 창원공장을 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중국 정부가 과거 역사공정을 통해서 대한민국 국민의 자긍심을 훼손한 사례가 있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어 “김치, 한복, 심지어 특정 세계적인 스타 연예인이 어디 출신이라고 할 정도로 문화공정이라는 것이 심각하게 우리의 자긍심을 훼손하고 있다”며 “축제가 열리는 시기이기는 한데, 축제의 시간을 문화공정의 시간으로 삼지 않는가 하는 일각의 의문에 중국 정부는 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전날 SNS에 “문화를 탐하지 말라. 문화공정 반대”라는 게시글을 남기기도 했다.
박찬대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올림픽처럼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때 노골적으로 문화공정을 벌이는 것은 묵과할 수 없다”며 “중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대한민국 전통 복식인 한복을 중국 전통복장으로 등장시킨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며, 중국 정부의 문화공정 중단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4일 중국 베이징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올림픽기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옆에 게양되고 있다. 2022.2.4/뉴스1 © News1
같은 날 제주 강정마을을 찾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기자들에게 관련 질문을 받고 “고구려와 발해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럽고 찬란한 역사”라며 “남의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정부는 중국 정부에 대한 친중(親中) 굴종외교를 당장 중단하고 강력한 항의 조치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대한 유감 표명을 즉각 시행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동계올림픽에서까지 동북공정을 시도한 중국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문화동북공정은 주권 침해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의 창의성으로 이룬 문화적 자산을 중국이 이용하려는 책략”이라며 “한복과 한국 문화를 중국 문화로 인식시키려는 중국의 치밀하고 교묘한 문화동북공정을 넘어 대한민국 국민들의 문화자산을 앗아가고 있다”고 중국 정부를 비판했다.
황규환 선대본부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우리 정부의 저자세가 불러온 중국의 노골적인 문화공정”이라며 이번 사태 원인으로 정부를 지목했다.
황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중국몽(夢)에 사로잡혀 중국의 동북공정과 문화침탈에 대해 제대로 된 항의조차 하지 못했고, 각종 외교 사안에서는 늘 저자세를 유지해왔다”며 “대한민국을 얼마나 우습게 알면 전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올림픽 개막식에서 문화공정을 보란 듯이 펼쳐 보일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분명한 항의표시는 물론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며 정부 대응을 촉구했다.
(서울·창원·제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