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갈비탕, 김밥, 라면 등 외식물가가 1년 전에 비해 5.5% 올라 약 1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농축수산물 등 재료비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값, 최저임금이 오른 데다 설(2월 1일)을 앞두고 소비까지 회복되면서 오름세가 가팔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1월 외식 물가지수는 106.4로 지난해 1월에 비해 5.5% 올랐다. 이는 2009년 2월(5.6%) 이후 12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39개 외식 품목 물가가 동시에 올랐다. 상승률이 가장 높은 품목은 갈비탕으로, 1년 간 11.0% 올랐다. 갈비탕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 이유는 주재료인 쇠고기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수입산 쇠고기 물가는 1년 전에 비해 24.1%, 국내산은 6.9% 올랐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의 대표 외식품목 8개 중 7개 품목의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올랐다. 칼국수 한 그릇은 평균 7615원으로 1년 전에 비해 4.2% 올랐다. 최근 서울 명동의 유명 칼국수 전문점은 칼국수 가격을 1만 원으로 인상하기도 했다.
외식물가 상승세가 두드러진 이유는 최저임금 인상과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으로 원가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아직 통계에 반영되지 못한 임대료 상승 등을 고려하면 실제 물가 상승폭은 더 클 것”이라며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 등 대외변수까지 겹쳐 고물가가 상당기간 지속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7년여 만에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며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배럴당 가격은 전일 대비 2.04달러 오른 92.3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2014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석유공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긴장 관계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중서부 지역의 한파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국내 휘발유 가격도 3주 연속 상승했다. 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L당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15.2원 오른 1667.6원이었다. 국제유가는 2~3주 가량 시차를 두고 휘발유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이달 중 서울 휘발유 가격이 L당 1800원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세종=최혜령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