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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묘소 앞서 무릎 꿇은 이재명 “‘사람 사는 세상’ 저의 꿈”

입력 | 2022-02-06 19:09: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해 참배를 마치고 너럭바위를 어루만지고 있다. [김해=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6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무릎을 꿇고 흐느꼈다. 10여 초간 고개를 숙인 채 몸을 들썩이며 울던 이 후보는 마을 입구에서부터 몰린 수백 명의 지지자를 향해 “이곳을 보면 언제나 그 참혹했던 순간을 잊어버리기 어렵다.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람 사는 세상을 여러분도 기다리시느냐”며 지지를 호소했다. 선거 막판 친노(친노무현) 표심을 다지는 동시에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민심을 사로잡아 상승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이후 이 후보가 봉하마을을 찾은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날 이 후보의 일정에는 노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와 민주당 의원 10여 명이 함께했다.

이 후보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꿈은 노무현의 꿈이었고 문재인의 꿈이고 저 이재명의 영원한 꿈”이라며 “3기 민주정부의 공과를 모두 온전히 떠안고 부족한 것은 채우고 잘못된 건 고치면서 잘한 건 승계하고 필요한 걸 더해 진화된 새로운 정부를 반드시 만들어 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권양숙 여사가 있는 사저 앞으로 이동해 수도권 외에 충청도와 강원도를 묶는 중부권, 영호남과 제주를 묶는 남부권을 각각 단일 경제권으로 만드는 ‘남부 수도권 구상’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수도권 남부를) 청년이 더 이상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가지 않아도 되는 곳으로 만들겠다”며 “정부의 과감한 지원, 민간의 투자 확대, 외국 자본의 투자 유치로 현재 3분의 1 수준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규모를 절반 규모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세부적으로는 입주 기업의 법인세를 추가 감면하고, 남부권 국립대학의 연합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영호남 동서고속철도(HRT)와 고속도로를 건설해 남부권 전역을 2시간대 생활권으로 묶겠다는 공약도 포함됐다.

이 후보는 남부 수도권 구상을 비롯해 주말 동안 부울경 공약만 총 23개를 쏟아내며 승부수를 던졌다. 이 후보는 “가덕도 신공항을 2029년까지 24시간 운영 가능한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 개항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부산 9대 공약을 발표했다. 전날에는 진해신항 중심 동북아 물류 플랫폼 조성 등 경남 8대 공약, 울산의료원 설립 등 울산 6대 공약을 각각 내놨다.

민주당 이소영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고향으로 내려온 첫 대통령으로 국가 균형발전을 현장에서 실천했다”며 “남부 수도권 공약 발표도 노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받겠다는 의지에서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