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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평균기온 상승하자 어린이들 응급실 방문도 늘었다

입력 | 2022-02-07 03:00:00

[사이언스&테크] 美 어린이병원 데이터 분석 결과
응급실 방문 12%, 폭염 등과 관련… 열사병-세균성 장 감염 크게 늘어




성인이나 고령층뿐만 아니라 18세 미만 어린이, 청소년도 여름철 폭염과 극한 기온 상승에 건강을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전역 47개 어린이병원에서 3년간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첫 대규모 연구결과다.

미국 보스턴어린이병원 연구진은 보스턴공중보건대, 마운트시나이아이컨의과대 연구진 등과 공동연구를 통해 기후변화로 인한 여름철 폭염과 극한 기온 상승으로 18세 미만 어린이, 청소년들의 병원 응급실 방문이 잦아진다는 연구결과를 지난달 19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환경보건전망(EHP)’에 공개했다.

연구진은 2016∼2018년 5월부터 9월까지 미국 전역 47개 어린이병원에서 약 400만 건의 응급실 방문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 기간 매일 최고기온 데이터를 통해 폭염과 극한 기온 상승을 정의하고 18세 미만의 응급실 방문 관련 위험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응급실 방문의 약 12%가 폭염과 극한 기온 상승이 원인이었다. 이 비율은 특정 조건에서 더 높아졌다. 세균성 장 감염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사례의 약 4분의 1이 폭염과 극한 기온 상승 때문으로 분석됐다.

연구를 주도한 에런 번스틴 보스턴어린이병원 소아과 전문의는 “어린이·청소년은 성인과 같은 방식으로 열을 발산하지만 부분적으로 신체 표면적, 체지방 구성, 체내 수분 차이로 인해 질병 발생 양상이 달라진다”며 “기후변화로 인한 여름철 극한 기후 현상과 어린이·청소년 건강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최초의 광범위한 연구로 어린이·청소년도 성인·고령층만큼 기후변화로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프란체스카 도미니치 미국 하버드 T H 챈 보건대학원 생물통계학 교수는 “아이들이 기후변화 위험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최우선으로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적절한 대처가 이뤄지지 않으면 훗날 만성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