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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50억 클럽’ 수사, 곽상도 구속에서 멈출 생각 말라

입력 | 2022-02-07 00:00:00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대장동 개발업자인 화천대유에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아들을 통해 50억 원을 받은 혐의로 4일 구속됐다. 지난해 12월 첫 구속영장은 기각됐지만 검찰이 혐의를 추가해 65일 만에 영장을 발부받았다. 민정수석비서관과 재선 국회의원을 지내 누구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검사 출신 법조인이 개발업자와 검은 공생관계로 비쳐 구속된 것 자체가 충격적이다.

하지만 검찰 수사는 답답할 정도로 더디다. 이른바 ‘50억 클럽’ 인사 6명 중 곽 전 의원이 지난해 9월 이후 넉 달 만에 처음 구속됐기 때문이다. ‘정영학 녹취록’에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누구에게, 어떤 형태로 돈을 줄지 말하는 내용이 나온다. ‘곽 전 의원이 아들을 통해 돈을 달라고 해 골치가 아프다’는 취지의 김 씨 발언은 공개됐다. 상식적으로 녹취록 중 곽 전 의원 부분만 실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대장동 개발로 1조 원 이상의 수익을 가져간 화천대유의 비호세력이 곽 전 의원 한 명뿐일 리가 없다.

특히 화천대유 고문을 지낸 권순일 전 대법관과 박영수 전 특별검사는 곽 전 의원만큼 지위가 높고, 의혹도 구체적이다. 권 전 대법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전후해 김 씨를 집무실에서 8번 만났다. 박 전 특검은 사업 초기 화천대유에 5억 원을 송금했고, 화천대유 직원으로 근무한 딸이 회사 몫의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누가 봐도 김 씨의 법조계 핵심 인맥인데 검찰은 이들을 각각 두 차례만 소환했을 뿐 강제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 대법관과 고검장 출신이라서 봐주기 수사를 하는 건지 의심스럽다.

검찰은 이재명 윤석열 대선 후보에 대한 대장동 의혹 수사도 손을 놓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검찰이 대선 후보 수사를 중단해선 안 된다. 검찰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고려하지 말고, 증거가 가리키는 방향대로, 신속하게 실체를 규명하는 ‘공익의 대표자’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