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용 배터리 글로벌 사업 속도전
2023년 준공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SK이노베이션은 2025년까지 미국 포드와 합작 배터리 공장을 테네시주, 켄터키주에도 건립하기로 하고 공사에 착수했다. 이들 공장이 모두 가동하면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240여만 대에 필요한 연간 150.5GWh만큼의 배터리를 미국에서 생산하게 된다. 동아일보DB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도 지난달 말 배터리 합작 3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한 지 일주일 만에 4공장 건설을 시사하는 등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이 속도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4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포드는 지난해 9월 미국 현지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12월에는 합작사 본계약(Joint Venture Agreement)에 최종 사인했다. 합작 계약을 체결하자마자 미국 현지에서는 공사가 시작됐다. 양 사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미국 테네시주 공장은 배터리 생산 능력 43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켄터키주 공장은 86GWh 규모로 건설된다.
SK이노베이션이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파우치형’ 전기차 배터리. 동아일보DB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도 지난달 25일 GM과 총 21억 달러(약 2조5200억 원)가 투입되는 제3공장 합작 사실을 공시했다. 이 공장은 2025년 양산이 목표다. 일주일 뒤인 이달 1일(현지 시간) 메리 배라 GM 회장은 “상반기(1∼6월) 중 네 번째 합작공장 위치를 발표하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1∼3공장을 통해 연 12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게 된다. 1공장은 올해, 2공장은 내년부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처럼 속도 경쟁을 펼치는 이유는 완성차업체들의 전기차 시장 선점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배터리공장은 건설에만 2년 반∼3년이 소요되고, 완공되더라도 양산할 수 있는 안정화 단계에 접어드는 데 또 1년 가까이 걸린다. 가동률도 초기부터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없기 때문에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려면 속도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배터리업체들은 단기간 내 대규모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완성차업체와의 합작을 선택하고 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