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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공수부대 우크라 인근 도착한 날… 러, 핵 전폭기 출동 맞대응

입력 | 2022-02-07 03:00:00

전운 높아지는 우크라이나




폴란드 도착한 美 공수부대 미국 육군 82공수사단이 5일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80km 떨어진 폴란드 제슈프야시온카 공항에 도착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비해 동유럽에 배치될 예정인 미군 3000명 중 첫 부대다. 제슈프=AP 뉴시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비해 동유럽에 배치될 미군 3000명 중 첫 부대인 육군 82공수사단이 5일 폴란드에 도착했다. 러시아도 이날 우크라이나 인접국인 벨라루스에 핵 전략폭격기를 출동시키며 맞불을 놨다. 러시아가 조만간 대규모 핵무기 훈련을 벌여 서방을 압박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 ‘마지막 미군’ 이끄는 공수부대 도착
미군은 5일 크리스토퍼 도너휴 장군이 이끄는 육군 82공수사단이 폴란드 제슈프야시온카 공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 공항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80km가량 떨어진 곳이다. 도너휴 장군은 지난해 8월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당시 마지막으로 군 수송기에 올라 ‘마지막 미군’으로 불린 인물이다. 18공수사단 소속 미군 300명도 독일에 도착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일 미군 3000명을 폴란드와 루마니아, 독일에 배치하도록 승인한 바 있다.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 북쪽 국경과 맞닿아 있는 벨라루스에 핵 전략폭격기를 출동시키는 등 군사력을 과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장거리 초음속 전략폭격기 Tu-22M3 2대가 벨라루스 상공에서 4시간에 걸쳐 초계비행 임무를 수행한 후 기지로 복귀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동맹국인 벨라루스와 연합 군사훈련을 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서방에 대한 압박용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마크 밀리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3일 미 하원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공격을 포함한 전면적 침공을 위해 병력의 70%를 이미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했다”고 보고했다. 국경에 배치된 대대급 전술부대가 2주 사이 60개에서 83개로 늘어났으며 현재 14개 부대가 추가로 배치되고 있다는 것. 흑해 주변으로 수륙양용 상륙함과 전투함 등을 배치하는 등 해군 병력도 증강시키고 있다.

우크라이나도 이날 러시아가 친러 반군과 정부군의 교전지역인 동부 돈바스에 장갑차, 탱크, 드론 등의 무기와 연료를 보급했다고 밝혔다.
○ 러, 대규모 핵무기 훈련 움직임

우크라 59세 여성도 예비군 자원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기 위해 우크라이나 주민 수백 명이 예비군에 자원한 가운데 5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국토방위군 소속 59세 여성 루미아 씨가 군사 훈련을 받고 있다. 키예프=AP 뉴시스

FT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이달 중순에서 3월까지를 우크라이나 침공의 최적기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러시아가 이달 중순경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이 포함된 대규모 핵무기 훈련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 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개입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내려 할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러시아의 핵탄두 보유량은 4497개(지난해 기준)로 세계 1위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전면적인 핵전쟁을 일으키기엔 부족하다는 걸 이해하고 있길 바란다”며 푸틴의 핵 위협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군과 정보당국은 현재 배치된 러시아 병력만으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지적 침공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의 전면 침공 시 우크라이나군은 5000∼2만5000명, 러시아군은 3000∼1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특히 민간인은 5만 명 이상 사망할 것으로 미 정보당국은 추정했다.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는 독일에 미사일 방어 및 드론 대응 시스템 등 제공을 희망하는 무기 목록을 보냈다고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이 전했다. 폴란드 정부도 다음 주부터 우크라이나에 박격포, 수류탄 등 무기 공급을 시작한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