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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명 하루 식수를 인공눈으로… 베이징 ‘反환경 올림픽’ 논란

입력 | 2022-02-07 03:00:00

야외경기 지역 상당수 강설량 부족
온난화 겹쳐 전기-물 더 많이 필요
中 ‘친환경 올림픽’ 주장과 정반대



시진핑 ‘초호화 오찬’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각국 귀빈이 참석한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 환영 오찬을 주재하고 있다. 오찬에는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장 등 국가 정상 및 정상급 인사 20여 명이 참석했다. 박병석 한국 국회의장도 있었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중국이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의 모든 설상 경기를 인공 눈으로 치르기로 하면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대회 인공 눈의 양은 1억 명이 하루에 마시는 물의 양과 맞먹어 경기장 인근 주민들의 물 부족 사태가 벌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에서 작은 성화를 선보이며 ‘친환경 올림픽’이라고 강조했지만 이와 대조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CNN은 이번 대회가 겨울올림픽을 열기에 적합하지 않은 기후에서 진행되고 있고,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까지 겹쳐 인공 눈 제조에 더 많은 전력과 물이 소모될 것이라고 5일 보도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에서 인공눈을 만들기 위해 약 4900만 갤런(약 1억8548억 L)이 소모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약 1억 명이 하루에 마시는 물의 양과 비슷하다.

야외 종목이 열리는 지역 중 상당수가 올겨울 극심한 가뭄 탓에 강설량이 부족해 인공눈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야외 종목이 진행되는 장자커우(張家口) 지역은 평소에도 연평균 강설량이 200mm에 불과하다. 1인당 사용 가능한 물의 양이 중국 전체 평균의 5분의 1도 안 되는 건조한 지역이다. 앞서 블룸버그는 이 지역의 스키장을 채우기 위해 200m³의 물이 필요하지만 53m³밖에 확보되지 못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은 ‘친환경 올림픽’을 실현했다며 자화자찬하는 분위기다. 4일 개회식에서 올림픽 사상 가장 작은 성화를 선보인 장이머우(張藝謀) 총감독은 “연료가 대량으로 쓰이는 대형 성화 대신 중국 정부의 환경친화적 아이디어를 전달한 것”이라고 했다.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