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세계지리 교과서인 사민필지(士民必知) 복간본(사진)이 최근 출간됐다. 사민필지는 고종의 밀사이자 미국 언어학자였던 호머 헐버트 박사(1863∼1949)가 1889년에 쓴 책. 구한말 근대화에 뒤처졌던 조선인들이 세계정세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는 지난달 26일 헐버트 박사 탄생 159주년을 맞아 사민필지 복간본 500부를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복간본은 현존하는 영인본 중 가장 오래된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소장본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헐버트 박사는 1886년 조선 왕실 초청으로 국내 첫 공립교육기관인 육영공원 교사로 부임해 이 책을 썼다. 사민필지 머리말에는 ‘천하만국이 마치 한 집안과 같아졌다. 세계 각국은 남녀를 막론하고 7, 8세가 되면 각국의 지도를 가르치고 있으니 조선도 이와 같아야 외국과의 교류에 거리낌이 없을 것이다’라고 적혀 있다. 책에는 아시아, 아프리카 대륙 등이 포함된 세계지도 9장이 들어 있다. 한글로만 쓰여 관련 연구 자료로서의 가치도 높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