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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형은 하늘나라로… 저도 백신 후유증에 시달려요

입력 | 2022-02-07 09:48:00

코로나19 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 유가족들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백신 희생자 추모집회에 참가해 백신 접종 후 세상을 떠난 가족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코백회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피해 인과성 인정과 피해자 및 유족들을 향한 사과와 특별법 제정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2022.1.22/뉴스1


“명절에 아버지가 음식 준비하시는 걸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어머니랑 장도 보고하셨는데… (이번 설 때는 아버지가 안 계셔서) 그런 부분이 더 생각나셨는지 어머니가 계속 우시더라고요”

인천 남동구에 사는 직장인 B 씨의 아버지와 형은 각각 지난해 6월 화이자 백신, 10월 모더나 백신을 맞고 갑자기 사망했다. 그는 아버지와 형을 잃은 후 맞은 첫 명절을 회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6월, 횡문 근육종 항암치료 중이었던 B 씨의 아버지는 ‘면역력이 약한 상태일수록 접종을 해야 한다’는 의료진의 말을 듣고 백신 접종을 결심했다.

가족들의 만류에도 화이자 1차 접종을 하고 온 첫날은 괜찮았지만, 5일째 되는 날부터 식은땀이 나고 열이 나면서 몸을 가누지 못했다고 했다. 첫 입원 후 상태가 호전되어 퇴원했지만, 점점 악화하는 상황에 다시 입원했다.

의료진은 “다시 병원에 입원해 여러 검사를 진행하니 몸 곳곳의 상태가 좋지 않다. 암의 진행 상황이 너무 빨라졌다”고 했다.

입안이 벗겨져 피가 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아버지는 13일의 치료 후 심정지로 사망했다.

B 씨 아버지의 담당 주치의는 “더 오래 사시게 도와드리고 싶었는데, 상황이 의외였다”며 “암 진행 상황이 이상하게 빨랐다. 백신과의 관계를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B 씨 본인도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을 겪었다. 그는 “이틀이 지난 후 심장 쪽이 답답했고 숨이 안 쉬어졌다”며 “등부터 팔, 다리 쪽까지 전신에서 저림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형에게 본인의 백신 접종 부작용을 말하며 접종하는 것을 만류했지만, 형의 회사에서는 백신 접종을 독려했다고 한다.

2차 모더나 백신 접종을 한 B 씨의 형은 접종 다음 날 10살 아들과 함께 점심까지 잘 먹었지만, 돌연 쓰러졌다. 119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뇌출혈이 많이 진행된 상태였고, 11월 2일 사망했다.

B 씨는 “형의 사망 다음 날 역학조사반 분들이 와서 조사했다”며 “빠르면 한 달에서 두 달 정도면 인과 관계가 나온다고 했는데, 아직 나온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와 가족들의 마음이 편안해졌으면 하는데, 그러려면 인과 관계 등이 정리 되어야 한다”며 “백신 접종 후 사망하신 분, 중증환자분들이 백신과의 인과성을 인정받고 해야 가족들도 본인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돌아가신 분들은 국민 아니냐”며 “백신 맞은 사람만 국민이고 백신 접종 후 돌아가시거나 못 맞은 사람들이 국민이 아닌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