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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실력으로 中 대표하다니”…美출생 中피겨선수, 실수하자 조롱

입력 | 2022-02-07 10:10:00


“정말 우스꽝스러운 경기였다”
“어떻게 감히 중국을 대표해 스케이트를 탈 수 있나. 아마추어만도 못한 실력이다”
“수치스럽다”

미국 태생의 중국 국가대표 피겨선수 주이(19)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단체전에서 실수를 연발하자 온라인상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란 주이가 현재 중국 소셜미디어(SNS) 상에서 온갖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주이는 지난 6일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쇼트 경기에서 첫 점프인 트리플 플립에는 성공했으나, 트리플 토룹 착지 과정에서 넘어져 벽에 부딪혔다.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룹도 1회전으로 처리하며 실수했다.

그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으면서 중국의 단체전 순위는 3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다.

경기 후 그는 “속상하고 조금 당황스럽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그러지 못했다”며 눈물을 훔쳤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서는 “주이가 넘어졌다”는 내용의 해시태그가 몇 시간 만에 조회수 200만을 넘었다. “수치스럽다”는 댓글은 무려 1만1000건의 추천을 받았다.

6일 밤 관련 해시태그는 검열을 거쳐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주이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중국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미국 국가대표를 달 뻔했으나 2018년 중국 국가대표로 전향했다. 이를 위해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베벌리 주’에서 ‘주이’로 개명도 했다.

하지만 주이는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질타를 받았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제발 그가 애국심을 말하기 전에 중국어를 먼저 배우게 해 주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그가 국가대표로 선발된 게 가족관계 덕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주이의 아버지인 주쑹춘은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UCLA)에 있다가 2020년 베이징대로 옮긴 인공지능 과학자다.

CNN은 주이의 이야기를 전하며 중국 운동선수들이 올림픽에서 결과를 내는 데 심한 압박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올림픽 메달 갯수가 국력에 비례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선수가 경기에서 제대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 조롱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편 같은 캘리포니아 출신이면서도 중국 대표로 뛰고 있는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 아일린 구(18)는 중국 내에서도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아일린 구는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중국 문화에 익숙한 모습을 보여 중국 대중들의 호감을 샀다. 중국 관영매체의 동계올림픽 홍보 영상에도 모습을 자주 드러냈고 중국 브랜드 광고도 여러 개 따냈다. 팔로워만 190만명에 이른다. 그는 7일 오전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