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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들 19마리 잔혹 살해범’ 검찰 송치…“푸들에 대한 증오심 때문”

입력 | 2022-02-07 11:22:00


전북 군산에서 입양한 푸들 19마리를 잔혹하게 학대하고 살해한 사건과 관련 4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이 남성은 ‘푸들에 대한 증오심’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경찰청은 최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A(41)씨를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3월 12일부터 10월 29일까지 전국 각지에서 푸들 19마리 등 21마리를 순차적으로 입양한 다음 이들 중 13마리를 잔혹하게 고문한 뒤 살해, 사체를 아파트 화단 등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입양한 개를 물속에 담가 숨을 못 쉬게 하거나 야구방망이로 때렸으며, 화상을 입히는 등의 방법으로 고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2마리는 파양했으며, 1마리는 견주에게 돌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5마리도 학대 후 살해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숨진 강아지를 부검한 결과 몸 곳곳에 화상 흔적이 있다는 소견이 나왔다.

공공기관에 재직 중인 A씨는 입양을 하기 위해 견주들에게 자신의 신분증과 사택 사진을 보여주며 안심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입양을 보낸 견주가 개의 안부를 물으면 “산책하던 중 목줄을 풀고 사라졌다”는 식으로 변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입양을 보낸 어느 견주가 “입양자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또 지난 11월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푸들을 입양한 사람이 계속 (개가) 사라졌다고 한다”면서 “그동안 데려갔던 푸들을 다 잃어버렸다고 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관련 소식을 접한 군산길고양이돌보미 단체는 A씨의 집을 찾아갔고, 집 안에 케이지와 용품들이 한가득 있었으나 개가 한마리도 보이지 않는 점을 수상히 여기고 오랜 설득 끝에 A씨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이후 경찰은 수색견과 기동경찰대를 동원해 피의자 주거지 인근을 2차례 수색했으며, 동물단체로부터의 사체 6구를 제출받는 등 총 사체 12마리를 확보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는 범행을 저지른 이유로 심신미약과 정신질환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수사가 시작되자 정신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서 “가정불화로 인해 푸들에 대한 증오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해 2차례에 걸쳐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도주 우려가 없고 범행을 인정하고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총 21마리를 입양해 18마리를 숨지게 한 것으로 보이지만, 5마리에 대해서는 견주가 파악되지 않아 검찰과 협의를 통해 이 부분은 범죄사실에서 제외했다”면서 “앞으로도 동물을 잔인한 방법으로 학대하는 등 동물보호법 위반 사범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푸들만 19마리 입양, 온갖 고문으로 잔혹 학대 후 죽이고 불법 매립한 범죄자의 처벌을 촉구하며 신상 공개 동의해주세요’라는 게시글에 청와대가 답변했다.

한 달 내 20만명이 동의하면서 정부의 답변자로 나선 김종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신상공개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면서도 “합당한 처벌을 받게 되길 바란다”고 지난 4일 밝혔다.

김 차관은 “신상공개는 현행 법령상 살인과 강도, 강간 등 특정강력범죄와 성폭력 범죄가 대상으로, 이번 사건은 해당되지 않는다”며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답변했다.

또 “동물보호법의 실제 처벌이 낮은 수준에 머문다는 지적도 알고 있다”며 “정부는 동물학대 범죄에 대해 사회적 눈높이에 맞는 법원 판결을 위해 대법원 양형위원회와 계속 협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A씨는 해당 기관에서 파면됐다.




[군산=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