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겨울올림픽]10년 이상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시진핑 닮았다고 중국선 금기시 평창땐 팬들이 인형 2000개 던져
베일에 꽁꽁 싸여왔던 ‘얼음 왕자’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일본 최고의 스포츠 스타 중 한 명이자 2014 소치, 2018 평창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인 하뉴 유즈루(28)가 7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실내경기장 인근 보조링크에서 열린 공식 훈련에 참가했다.
하뉴는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피겨 남자 3연패를 노리고 있다. 다른 선수들이 일찍 결전지인 베이징에 입성한 것과 달리 하뉴는 6일 베이징 공항에 모습을 나타냈다.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에도 팬이 많은 하뉴의 뒤늦은 베이징 입성에 많은 추측이 잇달았다. 소수의 핵심 관계자 외에는 그가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행방이 묘연했다. 일본 언론들은 어렸을 때부터 천식을 앓아온 하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입성을 늦춘 것 아니냐고 보도했다.
하뉴의 늦은 입성에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곰돌이 푸’와 관련된 소문도 있었다. 10여 년 전부터 하뉴는 푸 모양의 케이스에 담긴 티슈 상자를 훈련 때마다 들고 나왔다. 푸 캐릭터가 그려진 수건, 물병 등 물건들도 가지고 다닐 정도였다. 이후 팬들은 하뉴의 연기 뒤 푸 인형을 빙판 위에 던져주는 퍼포먼스를 벌여왔다. 평창 대회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가 피겨 경기장에 쏟아진 ‘노란 비’였다. 하뉴가 경기를 마친 뒤 팬들이 빙판 위로 수많은 노란색 인형 ‘곰돌이 푸’를 던졌다. 당시 2000여 개의 푸가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니어 시절부터 훈련 때마다 곰돌이 푸 티슈 박스를 들고 다닌 하뉴 유즈루. 사진 출처 하뉴 유즈루 인스타그램
7일 훈련에서 하뉴는 곰돌이 푸를 떠올리게 하는 노란색 가방에서 노란색 바탕에 빨간색 티슈 상자를 들고 나왔다. 언뜻 보면 곰돌이 푸 같지만 푸는 아니다. 약 10년 만에 하뉴의 곁에서 푸가 사라졌다. 30분간의 연습 뒤 하뉴는 “해야 할 연습은 확실히 해왔다. 좋은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