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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을 놀라게 한 김민석 “더 굵어진 허벅지, 메달 색 바꾼다”

입력 | 2022-02-08 03:00:00

[베이징 겨울올림픽]빙속 1500m 2연속 메달 도전장
월드컵 1차례 불참해 랭킹 낮지만, 4년 전 깜짝 3위 때 컨디션 유지
중국 닝중옌과 맞수 대결도 자신



김민석 베이징=뉴시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깜짝 동메달을 따냈던 ‘빙속 괴물’ 김민석(23·성남시청)이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2연속 메달 획득에 나선다. 김민석은 8일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리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 출전해 빙속 대표팀 첫 메달에 도전한다.

4년 전, 19세 나이의 앳된 외모였던 김민석은 근육이 생긴 한층 단단해진 모습으로 또 한 번의 ‘깜짝쇼’를 벼르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남자 1500m 구도는 기존 노장들과 평창 올림픽 이후 등장한 신예들이 치고받는 혼전 양상이다. 미국의 조이 맨티아(36)가 이번 시즌 4차례 월드컵에서 포인트 228점으로 랭킹 1위지만 중국의 닝중옌(23·168점·사진)과 캐나다의 코너 하우(22·160점)가 2, 3위로 바짝 추격하고 있는 모양새다.

김민석은 월드컵 4차 대회에 출전하지 않아 이번 시즌 랭킹은 7위(포인트 137)다. AP통신도 한국의 예상 메달 후보를 꼽으면서 김민석의 이름은 거론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민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훈련 부족 등의 악조건에도 평창 대회 당시의 체력과 경기력을 유지해 오고 있어 메달 획득을 자신하고 있다. 제갈성렬 SBS 해설위원(의정부시청 감독)도 “평창 이후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던 것이 민석에게는 좋은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코너 워크에서 왼발을 힘 있게 미는 ‘디테일’을 상당히 보완하면서 기록 상승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선전을 예상했다.

동갑내기 라이벌 닝중옌과의 ‘한중’ 자존심 대결은 국민들에게도 자극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월드컵 1차 대회에서 김민석에게 밀려 2위를 차지한 닝중옌은 2차 대회에서 김민석을 3위로 밀어내고 우승을 차지했다. 닝중옌은 3차 대회에서도 자신의 최고 기록(1분41초386)을 세우고 2위를 차지하는 가파른 상승세로 안방에서 꿈의 금메달을 그리고 있다.

“평창에서 딴 동메달 색은 바뀌면 좋을 것 같다”는 김민석은 4년 전의 자신을 넘어야 하는 긴장의 순간을 앞두고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베이징 올림픽 즐겨!”라는 글을 올리며 ‘MZ세대’답게 긍정 마인드로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무지개다리’를 건너 하늘로 간 반려견 ‘모모’가 줄 힘도 믿는다. 모모는 김민석이 범계초등학교(경기 안양)에서 스케이팅을 시작할 때부터 14년간 곁에 있었다. “다음 생에서는 사람으로 태어나서 평생 같이 있자”며 모모를 떠나보낸 김민석은 바로 다음 달 월드컵 1차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