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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보게 강해진 ‘대한민국 스키’ 뒤엔…

입력 | 2022-02-08 03:00:00

[베이징 겨울올림픽]‘대학까지 선수’ 신동빈 롯데 회장
2014년부터 협회 맡아 150억 투자… 장비 지원-전훈 등 기량향상 힘써
유소년대회 개최 등 저변 확대도



학창 시절 스키 선수로 활동했던 신동빈 롯데 회장은 그만큼 스키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깊다. 대한스키협회 제공


한국은 전통적인 빙상 강국이다. 겨울올림픽에서 한국이 따낸 금메달은 모두 31개로 그중 쇼트트랙에서만 24개의 금메달이 나왔다. 나머지 7개도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스켈레톤 윤성빈을 제외하면 모두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등 빙상에서 획득했다. 한국 겨울스포츠에서 빙상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빙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움츠려 있었던 설상 종목도 2018 평창 대회부터 기지개를 켜고 있다.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이상호(27)가 한국 설상 종목에서 첫 메달(은메달)을 획득한 것이다. 이상호는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사상 첫 금메달까지 노리고 있다. 이상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020년에는 전지훈련을 나갈 수 없었다. 다행히 지난해에는 협회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전지훈련도 나가는 등 부족함 없이 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설상 종목이 달라진 원동력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의 각별한 스키 사랑이 있었다. 롯데는 2014년부터 대한스키협회를 맡아 지원하고 있다. 6세 때부터 스키를 타기 시작해 대학 때까지 선수로 활약한 신 회장은 국가대표 선수들 훈련장까지 찾아 함께 스키를 탈 정도로 열성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장비 지원은 물론이고 전지훈련과 국제대회 참가 등 국가대표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힘써왔다. 롯데가 지금까지 투자한 돈만 총 150억 원이 넘는다. 과거에 비해 두 배가 넘는 지원이다.

스키 대표팀의 한 코치는 “과거에는 전지훈련은 물론이고 국제대회 참가도 쉽지 않아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한 포인트를 쌓는 것이 힘들었다”며 “이젠 협회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쉽게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포인트는 물론 경험까지 쌓아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대폭 늘어났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지도자 한 명이 선수들을 이끌고 어렵게 훈련했지만, 이제는 각 종목에 외국인 지도자가 영입된 데다 장비 전문 코치와 체력 트레이너까지 진용을 갖춰 체계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설상 종목 강국인 미국, 캐나다, 핀란드 스키협회 등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기술 및 정보 교류를 하며 선진 스키도 배우고 있다.

유망주 육성에도 적극적이다. 유소년 선수들이 참가할 수 있는 대회를 지속적으로 열어 선수들에게 실전 기회를 제공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박동기 대한스키협회장은 “스키 종목 인프라가 열악한데 신동빈 회장이 선수 경험을 바탕으로 육성과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잘 알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스키는 2016년 2월 릴레함메르 겨울유스올림픽 금메달(크로스컨트리 김마그너스) 획득을 시작으로 2017년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에서 설상 종목 금메달 4개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이상호의 평창 대회 은메달도 적극적인 투자의 결실이었다.

대한스키협회는 베이징 올림픽에 금메달 3억 원, 은메달과 동메달에 각각 2억 원, 1억 원의 포상금을 책정했다. 아쉽게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4∼6위 선수에게도 각각 5000만 원, 3000만 원, 100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