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표 4시간 전부터 주가 폭락” 법원에 회의록 등 증거보전 신청… 거래소 “신라젠 내부서 유출 가능성”
신라젠주주연합이 지난달 18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앞에서 거래재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2022.1.18/뉴스1
지난달 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를 결정한 신라젠의 소액주주들이 해당 결정 관련 정보가 사전에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법원에 증거보전을 신청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명환 신라젠 주주연합 대표는 4일 “신라젠 상장폐지 결정을 내린 거래소 기업시장심사위원회 회의 진행사항 및 관련 내용 등이 해당 결정을 공표하기 전에 유출됐다는 의심이 든다”며 “회의록 등 이를 입증하기 위한 관련 자료들을 증거로 보전해달라”는 신청서를 서울남부지법에 냈다.
주주연합 측은 신청서에서 “지난달 18일 오후 6시경 상장폐지 결정을 공표하기 전인 오후 2시 경부터 신라젠의 최대주주인 주식회사 엠투엔의 주가가 폭락하기 시작했다”며 “당시 외부에서 신라젠의 상장 폐지를 속단하기 어려웠는데도 공표가 있기 4시간 전부터 엠투엔의 주가가 폭락한 것은 관련 정보 유출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YK의 조인선 변호사는 “결정 당시 이미 재무적 건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대주주를 유치하고 투자를 진행하기로 해 재무적 건전성 문제가 해소된 상황이었다”며 “거래소 상장폐지 결정의 불투명한 의결과정과 구체적인 사유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항암치료제 개발업체인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를 포함한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 등으로 2020년 5월 4일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이로 인해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총 17만4000여 명(지분율 92.6%)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막심하다. 최종 상장폐지 여부는 이달 18일까지 열리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