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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윤석열 모두 “수도권 GTX 확대”… 임기내 실현은 어려워

입력 | 2022-02-08 03:00:00

A노선 개통 연기… B, C는 삽도 못떠
2030년까지 국가철도망 계획 확정… 공약 반영 2031년 이후에나 가능




대선 후보들이 앞다퉈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기존 사업도 더디게 진행되는 데다 재원 마련도 불투명해 신설 노선이 임기 내 착공조차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나오고 있다.

7일 각 후보 캠프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모두 현재 추진 중인 GTX A∼D노선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E, F노선 신설까지 공약했다. 수도권 전역을 ‘30분 생활권’으로 만들어 경기와 인천 유권자 표심을 얻겠다는 전략이다.

A, C노선을 평택까지 연장하는 것은 두 후보가 같지만 개별 노선에서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윤 후보는 E노선을 인천 검암에서 남양주까지, F노선은 고양에서 안산, 수원, 하남, 의정부를 거쳐 고양으로 돌아오는 순환선으로 구상했다. 이 후보는 E노선을 인천공항에서 포천, F노선은 파주에서 여주를 잇는 구간으로 내걸었다.

D노선은 두 후보 모두 경기 김포 등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대로 서울 강남과 직결되는 안을 공약했다. D노선이 강남까지 직결되지 않고 김포∼부천 구간으로만 추진되자 김포 시민 등이 집단 반발한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공약이 언제 어떻게 실현될지는 의문이다. 현재 추진되는 A∼D노선 중 A노선만 착공됐다. 사업 속도가 빠른 노선마저 당초 2023년 개통에서 2024년으로 한 차례 완공 시점이 늦춰졌고 더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B노선은 사업자를 아직 못 정했고 C노선은 사업자만 정한 채 제대로 삽도 못 뜬 상태다. 게다가 이 같은 대규모 철도사업은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우선 포함돼야 하는데, 2021∼2030년 계획을 담은 4차 계획은 확정됐다. 2026년 수립되는 5차 계획(2031∼2040년)에나 반영될 수 있어서 추가 사업이 차기 대통령 임기 내에 착공이 가능할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신설 노선이 임기 내에 실현되기 어려운 데다 기존 노선을 연장하면 ‘급행’이라는 GTX 취지와 맞지 않을 수 있다”며 “기존 노선의 사업 속도를 빨리할 수 있는 방안으로 내실을 기하는 편이 현실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