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강연서 경제비전 밝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함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한상의 초청 대선 후보 특별강연에 참석해 환담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역동적 혁신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정부가 민간과 시장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어야 합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7일 기업인들과 만나 ‘민간 주도 성장’에 방점을 둔 경제 비전을 밝혔다. 과거에는 정부가 막대한 재정을 갖고 변화를 주도하려 했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엔 아예 맞지 않는 태도”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또 정부가 기술 혁신을 위한 연구개발(R&D)에 과감하게 투자하되 민간이 그 결과를 이어받아 상용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 ‘역동적 혁신 성장’ 경제 비전 제시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국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선 후보 초청 특별강연에서 ‘역동적 혁신 성장’이라는 개념을 꺼내 들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대한민국 위기를 극복할 성장 모델로 제시한 ‘전환적 공정 성장’에 대한 맞불로 보인다.윤 후보는 역동적 혁신 성장에 대해 “저성장을 극복하고 우리 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이루려면 산업구조의 고도화와 산업전략의 재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정부의 역할로는 “시장이 당장 하기 어려운 인프라 구축을 하고, 참여자들이 시장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신뢰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것에 그쳐야 한다”고 말했다.
○ 尹 “디지털 플랫폼 정부로 규제 완화”
윤석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특별강연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 후보는 이어진 경제계 인사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규제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새해 1호 공약으로 제시한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내세우며 “제일 먼저 ‘규제 혁신’에 이바지하는 정부로 보시면 되겠다”고 말했다. 또 “각종 규제와 정보를 한 플랫폼에 모으고, 규제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할 부처를 찾아낼 방안을 세워두고 있다”며 구체적인 규제 혁신 방법론도 설명했다.
윤 후보는 주 52시간 근로제와 관련해선 “주당 52시간이란 것을 연평균으로 유지하더라도 업무의 종류와 노사 간 합의로 유연화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주 52시간 근로제의 유연한 적용을 강조했다. 또 “디지털 전환과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전환기에 국민적 합의를 거쳐 노동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바꿀 수 있다면 우리 사회가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산업계의 화두가 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ESG에 관심을 가지고 여기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철저하게 할 수 있는 곳은 자금 여력이 있는 몇 개 안 되는 기업들”이라며 “모든 중소기업에 ESG를 요구한다는 건 대단히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윤 후보는 “바람직하고 가야 할 방향인 건 맞으니 ESG 투자에 대한 반대급부로 얻는 것이 많다고 느낄 만한 제도적 여건을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공개된 정권교체동행위원회 인터뷰 동영상에서 윤 후보는 “권위주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저는 기본적으로 자유주의자”라고 밝혔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