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보건소-병원서도 신속항원검사 가능… 편리하지만 정확도 떨어져

입력 | 2022-02-09 03:00:00

자가진단키트 약국 등서 판매… 스스로 하기 어려우면 병원 방문
민감도 40∼90%로 성능 낮은 편… 음성 나와도 공식효력 인정 안돼



광주시 북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고위험군 외 유증상자 방문을 대비해 자가진단 키트를 운반, 정리하고 있다. 동아일보DB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위험군에 대해서만 바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시행하고 그 외엔 자가진단키트 등을 이용한 신속항원검사를 먼저 하기로 했다. 선별진료소나 지역별 호흡기클리닉에서 신속항원검사로 음성이 확인되면 하루짜리 방역패스도 발급받을 수 있다.

당장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서 자가진단검사를 받으려는 수요가 커졌다. 지역 커뮤니티나 맘 카페 등에서는 자가검사키트 구매 관련 질문이 잇따른다. 실제 일부 약국,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상품이 품절되는 경우가 속속 등장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청와대에서 주재한 ‘오미크론 대응 점검회의’에서 수급체계에 신경 쓸 것을 주문했다. 일부에서는 자칫 2년 전 ‘마스크 대란’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나타나고 있다.




신속항원검사 vs 자가진단키트, 뭐가 다른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공식 허가받은 자가진단키트 제품은 래피젠, SD 바이오센서, 휴마시스 등 3개 제조사 제품이다. 진단키트 구성품은 세 제품 모두 동일하다. 면봉과 추출용 튜브, 노즐캡, 검체 디바이스. 사진에서 ①번은 휴마시스, ②번은 래피젠, ③번은 SD 바이오센서의 검체 디바이스와 면봉 모습이다. 휴마시스 면봉은 다른 두개에 비해 조금 더 길다. 코 속 깊숙히 넣어 바이러스를 추출할 수 있다. 반면에 래피젠과 SD 바이오센서의 면봉은 조금 더 짧다. 전문가들은 ”일반인이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현재 60세 이상 고령층과 보건소에서 역학적으로 연관이 있다고 판단돼 연락을 한 사람, PCR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서를 받은 사람, 자가검사키트나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온 사람만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본인이 자각 증상이 있다거나 원해서, 혹은 방역 패스용으로 PCR 검사를 바로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머지는 모두 자가진단키트를 사서 집에서 검사해야 하는 건 아니다. 보건소에서 자가진단키트로 검사를 하거나 병원을 찾아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다.

일반인용 신속항원검사(자가진단키트 검사)나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모두 항원을 채취해 즉시 양성 여부를 확인하는 신속항원검사다. 이 중 자가진단키트는 누구나 약국이나 편의점,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구매해 자기 손으로 코 안에서 검체를 체취, 감염 여부를 확인해볼 수 있도록 만든 키트다.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는 방식은 비슷하나 의료진과 같은 전문가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된 검사다.

자가진단키트를 반드시 스스로 해야 하는 건 아니다. 고위험자가 아니더라도 선별진료소를 방문해서 자가진단키트를 무료로 받아 양성 여부를 일차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옆에 이를 지켜보며 도울 수 있는 전문 인력이 있고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올 경우 바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집에서 혼자 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는 동네에 지정된 호흡기전담클리닉 등 병원을 찾으면 받을 수 있다. 검사료는 무료지만 의사들이 진료를 보고 검사하는 만큼 의원 기준 5000원 정도의 진료비를 내야 한다.

현재로선 자가진단키트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더군다나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사람이 방역패스가 필요할 땐 반드시 선별진료소나 병원을 방문해 신속항원검사 음성확인서를 받아야 한다. 지정된 기관이 아닌 집 등에서 혼자 실시한 자가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더라도 공식적으로 그 효력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가진단검사 키트 정확도 믿을 만한가


그런데도 자가진단검사 키트 관심은 매우 높다. 기자가 주말 동안 자가진단키트를 구입하기 위해 동네 약국을 돌아다녀 봤다. 품절된 곳도 있었고 가격도 제각각이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공식 허가받은 자가진단키트 제품은 래피젠, SD 바이오센서, 휴마시스 등 3개 제조사 제품이다. 이들은 해당 진단키트가 실제 음성인 사람을 음성으로 판정하는 특이도는 100%에 가깝고 양성인 사람을 얼마나 정확히 양성으로 확인해 내는지를 말하는 민감도는 대체로 90% 이상이라고 밝히고 있다. 민감도 90%라는 건 감염자 100명 중 10명은 음성으로 잘못 판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수치 역시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민감도는 훨씬 낮다는 것이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입장문을 내고 국내에서 허가된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가 41.5%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감염자가 ‘가짜 음성’ 판정을 받는 경우가 절반을 넘는다는 것이다. 의료진이 아닌 일반인이 자가 검사를 했을 경우엔 민감도가 20%에도 못 미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감염자 10명 중 8명은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학회는 “신속항원검사는 PCR보다 적어도 1000배∼1만 배 이상 바이러스 배출이 많아야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가 낮은 이유를 설명했다.

학회는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현시점에서는 무증상자에게 성능이 우수하지 못한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한 신속항원검사가 아닌 성능이 우수한 PCR 검사를 더 적극 시행하고 의료인이 하는 항원검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영국은 신속항원검사를 확진자 격리 해제 전에 사용한다”며 “바이러스 양이 적은 사람은 위음성이 나올 확률이 높아 지금처럼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