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71)가 취임 404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KBO는 정 총재가 사임하기로 했다고 8일 발표했다. KBO 관계자는 “정 총재가 건강 악화 때문에 갑작스럽게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KBO는 야구 규약에 따라 새 총재 선출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새 총재 선임 전까지는 류대환 사무총장(58)이 총재 직무를 대행한다.
재임 기간 404일은 제6대 오명(25일·교통부 장관 취임), 제11대 정대철(100일·구속), 제7대 권영해(277일·국가인전기획부장 취임) 다음으로 짧은 기간이다.
아래는 정 총재가 KBO를 통해 공개한 퇴임사 전문.
지난해 우리 KBO 리그는 코로나19로 인해 관중 입장이 제한을 받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일부 선수들의 일탈과 올림픽에서의 저조한 실적으로 많은 야구팬들의 실망과 공분을 초래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난해 나타난 문제들은 표면에 나타난 빙산의 일각에 불과 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문제점들이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라 오랫동안 누적되어 온 것이고 하루 아침에 고쳐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치유의 노력을 잠시라도 늦추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야구 팬들은 프로야구가 되살아 나고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되찾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철저한 반성과 이에 걸맞는 대책이 시급 하다고 말씀 하고 계십니다.
저는 이러한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하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이 있듯이, 프로야구의 개혁을 주도할 KBO 총재도 새로운 인물이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여 KBO 총재직에서 물러 나려 합니다.
저는 저의 총재직 사임이 야구계의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야구팬들의 사랑과 신뢰를 되찾는 조그마한 밀알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