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 종목 선수들이 경기 중 넘어지는 것은 그리 보기 힘든 장면이 아니다. 어느 정도 몸싸움이 묵인되는 쇼트트랙에서는 더욱 그렇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는 선수들이 미끄러져 레이스를 이탈하는 일이 무척 잦은 빈도로 발생한다.
특히 쇼트트랙 매 경기마다 비슷한 구간에서 넘어지는 선수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매 경기마다 넘어지지 않는 선수를 찾기 힘들 정도다.
남자 1000m 결승에서는 레이스 도중 코스에 얼음판이 깨지면서 재경기가 선언되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은 빙판의 질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빙질은 선수들에게는 무척 민감한 항목이다. 얼마나 자신에게 맞는 빙질이냐에 따라 레이스가 성패가 완전히 바뀔 수도 있다.
쇼트트랙 남자 1000m 판정 논란 관련 8일 메인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국제심판인 최용구 쇼트트랙 대표팀 지원단장은 떨어지는 빙질의 이유 중 하나로 중국의 관리 실패를 꼽았다.
최 단장은 “중국에서도 최고의 빙질을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오전에는 피겨 스케이팅을 하고 오후에는 쇼트트랙을 한다는 것이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나온다”고 말했다.
보편적으로 쇼트트랙이 영하 7도 수준으로 피겨의 빙판보다 온도가 조금 낮다. 이 과정이 수월하게 이뤄져야 선수들이 제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데 여의치 않다는 것이 최 단장의 설명이다.
최 단장은 “(피겨 후) 두 시간 이내에 온도를 다시 내리고 쇼트트랙 경기장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평창 때도 피겨와 쇼트트랙은 같은 장소에서 열렸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최 단장은 “그때 빙질이 좋다는 칭찬이 많았다. 군인들까지 나서서 잘 관리를 했다. 그런데 이번엔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당장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긴 쉽지 않다. 결국 선수들이 남은 레이스에서 빙질의 어려움을 감수해야 한다.
[베이징=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