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 계획 발표뒤 시장 반발 커져 “개미 보호” 대선후보 비판도 부담 CJ측 “제2스튜디오 설립은 추진”
CJ ENM이 콘텐츠 제작 부문을 물적 분할해 ‘제2스튜디오’를 설립하려던 계획을 잠정 중단했다. 주주 반발이 커진 데다 정치권까지 물적 분할 규제에 나서자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신설 법인 설립을 추진하던 내부 관계자들에게 “사업부 분할 및 자회사 신설을 위한 방식을 재검토하자”고 통지했다. CJ ENM은 영화·예능·애니메이션 제작 기능을 모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스튜디오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7∼12월) 물적 분할을 위한 외부 자문사를 선임하는 등 준비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CJ ENM이 지난해 11월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에 이은 새 스튜디오 법인 설립 방안을 발표하자 당시 18만 원 안팎이던 주가가 일주일 만에 15% 이상 급락해 13만 원대로 주저앉는 등 시장의 반발이 거셌다. 주요 대선 후보들도 소액주주 보호 방안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여당과 한국거래소 등이 물적 분할 규제에 나섰다. 재계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가 ‘규제 1호’로 찍힐까 봐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